[포토] 전북, 울산 꺾고 FA컵 우승 차지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지난 11월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우승하는 팀과 준우승하는 팀의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했을까.

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8일 발표한 2020 K리그 구단별 연봉 지급액 자료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임금 구조다. 전체 연봉에서 전북은 약 169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울산은 14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팀의 연봉 차이는 약 23억원 정도다. 지난해 전북이 약 158억원, 울산이 약 120억원을 쓴 것을 보면 두 팀의 격차는 다소 줄어들었다.

기본급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전북 선수들의 기본급 총액은 약 134억원으로 선수 한 명당 평균 3억 4454만원을 수령했다. 울산은 131억원으로 3억 2798만원을 받았다. 양 팀 평균 연봉 차이는 2000만원이 채 나지 않는다. 두 팀 모두 연봉 3위를 기록한 FC서울(1인당 1억 8830만원)에 비해 많은 돈을 지출했다. 사실상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선수단을 운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이는 수당에서 갈린다. 전북은 승리, 무승부 수당으로 약 17억원을 지출했다. 선수 한 명당 평균 4432만 5000원 꼴이다. 출전, 포인트, 옵션 수당도 약 17억으로 비슷했다. 이 부문 수당도 한 명당 4440만원 정도다. 수당을 다 합치면 8800만원을 웃돈다.

반면 울산의 전체 수당은 전북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울산은 승리, 무승부 수당으로 약 8억 8400만원을 썼다. 평균 2210만원 정도다. 출전, 포인트, 옵션 수당은 더 적어 6억 3560만원에 그쳤다. 평균 1589만원이다. 수당을 모두 합치면 3799만원으로 전북과 차이가 크다. 2020시즌 전북은 19승3무, 울산은 17승6무를 기록했다. 승점은 3점 차이에 불과했다. 성적만 보면 큰 차이가 없지만 수당 지출액은 격차가 꽤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승과 준우승이 갈리는 지점을 정확하게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여러 요소가 모여 나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 팀이 쓴 수당 지출액은 작은 힌트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전북은 선수들 사이에서 ‘가고 싶은 팀’으로 통한다. 최고의 시설, 선수단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우도 좋기 때문이다. 수당 지출액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전북은 선수마다 계약서에 다양한 옵션을 넣어 동기부여를 한다. 예를 들어 공격수면 골, 골키퍼면 무실점 등의 조건을 달아 보너스로 지급한다. 다른 팀들도 비슷하지만 전북은 더 과감하게 지출하는 편이다. 전북은 우승 보너스로도 유명하다. 선수단뿐 아니라 사무국 직원들까지 폭 넓게 혜택을 누린다. 결과적으로 K리그 4연패 및 더블을 달성했으니 과감한 지출이 헛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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