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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2차 동계훈련지 창원에서 본지와 인터뷰 후 포항 이승모(왼쪽)와 이수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 | 박준범기자

[창원=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포항 스틸러스 이승모(23)와 이수빈(21)은 새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승모와 이수빈은 포항 유스 출신으로 중고교시절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함께 그라운드에서 나서 본 적이 없다. 이수빈이 데뷔한 2019시즌에는 이승모가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 이승모가 자리를 꿰차는 동안 이수빈은 전북 현대로 임대를 떠나 마주칠 수 없었다. 그렇게 둘은 2021시즌을 앞두고 의기투합하고 있다. 이승모는 “같이 뛴 적이 언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고, 이수빈은 “평가전 때 처음 발을 맞춰봤는데 아직은…”이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포항 중원은 변화가 있다. 최영준이 원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갔다. 기존의 오범석과 새롭게 합류한 신진호가 있지만 3개 대회를 겸해야 하는 포항이다. 이승모와 이수빈의 역할과 비중이 중요하다. 특히 이승모는 2021시즌부터 22세 이하(U-22) 자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항상 있는데 부담감은 최대한 가지지 않으려 한다. 지난 시즌 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친 이수빈은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독님에게 잘 보이고 있다”고 웃은 뒤 “체중 감량도 했다. 형들 옆에서 잘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둘은 올림픽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함께 이집트 원정을 떠나기도 했다. 이수빈은 “확실히 대충할 수 없는 곳이다. 항상 열심히 해야 기회가 온다”면서 “올림픽 무대가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가고 싶은 마음은 크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모도 “경쟁이 심해서 몸이 더 피곤한 건 있는데 발전이 더 빠르게 되는 느낌이 든다. 출전 욕심은 어느 선수나 있다. 주목도도 K리그와는 다르다. 계속 발탁되고 싶은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서로를 향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제가 조언할 게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머리를 긁적인 이승모는 “저는 지난 시즌에 알을 깼지만, 수빈이는 알을 깬 지 꽤 됐다. 올해는 날아오를 수 있길 바란다”고 애정 어린 말을 건넸다. 이수빈도 “승모형은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다. 형을 믿고 패스를 주겠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목표도 세웠다. 이승모는 “지난 시즌에 FA컵 포함해서 공격 포인트 5개(3골2도움)를 했다. 득점은 상관없이 10개를 채우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자 이수빈도 “저도 목표를 크게 잡겠다. 공격 포인트 2개가 최고 기록인데, 승모형이랑 같은 10개로 설정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외부의 우려와 달리 포항 내부에서는 자신감에 차 있다. 김기동 감독은 선수단에 FA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승모는 “평가전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발이 맞는 게 느껴진다.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면서 “선수들도 감독님 목표를 따라가야 한다. 지난 시즌보다 리그 성적도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수빈은 “팀이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또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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