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이 3일 공개한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달 56.17%를 기록해 전월의 56.26%에서 0.09%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8월(53.27%)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지난 1월(58.55%)까지 매달 상승했다가 지난달 58.52%로 처음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산출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96%에서 지난 1월 0.74%, 2월 0.60%로 2개월째 상승 폭이 줄었다. 향후 3개월간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전망(KB부동산 전망지수)도 지난해 8월 142.6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5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114.6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수도 지난달 160.1로 지난해 2월(160.9) 수준으로 내려갔다. 1~200 사이로 표시되는 전세수급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이 지수는 서울을 비롯해 경기와 인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6개월 전보다 22.9%, 2개월 전 대비 2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도 매물이 늘었다.

그러나 전세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입주 물량 감소가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세 시장의 안정 국면 여부는 봄 이사 철인 4∼5월이 지나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월부터 10월까지 입주 물량이 1만호대로 줄어들면서 봄 이사 철이 낀 2분기가 전세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여전히 서울과 광역시 일부에서는 전셋값 최고가 경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로도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값이 9억원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이 밝힌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9억382만원으로 전월에 비해 657만원(0.67%) 올랐다. 민간 시세 조사업체인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 통계로는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각각 지난해 3월과 2019년 7월에 이미 9억원을 돌파했다. 9억원은 세법과 대출에서 고가주택과 일반주택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9억원이 넘는 주택은 대출 한도 축소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지난달 전국의 평균 아파트값은 4억681만원, 수도권은 5억7855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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