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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단조로운 화이트큐브가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져 공감각을 자극하는 이색 전시가 시선을 끈다. 재미작가 조숙진 작가가 제주현대미술관 1평 미술관에서 최근 개막한 ‘목격자 II’전이다.
‘목격자 II’는 조숙진 작가가 지난 2017년 스위스 아라우(Aarau)에 있는 포름 쉴러쯔플라쯔(Forum Schlossplatz) 미술관에서 전시했던 ‘목격자’에서 한단계 더 확장된 작업이다. 영상, 사운드, 19대의 스피커와 2대의 서브우퍼를 포함한 음향기기, 프로젝터 등이 동원된 음향설치와 비디오가 어우러졌다. 사운드 디자이너 베라 베렌이 협업했다.
전시 공간인 제주현대미술관 1평 미술관은 작은 구멍을 통해 작품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전시장으로 진입하는 붉은색 브릿지가 마치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는 기분을 전한다.
조숙진 작가는 제주현대미술관 본관에서 1평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과 계단 등 곳곳을 거닐며 입체적인 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1평 미술관으로 걸어들어가 작은 구멍을 통해 ‘목격자’ 영상을 감상하게 된다. 이때 붉은 문 위 양쪽에 설치된 두대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증폭된 사운드를 들으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극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관람객도 시간의 증인, 목격자로 변화한다.
음향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를 비롯해 기차 소리, 경적 소리, 교회 종소리, 호루라기 소리, 타자기 소리, 뮤직박스 소리, 군인들 행진 소리, 총소리, 폭탄 소리 등 다양하다. 또 지난해 7월 작가가 직접 제주도에서 녹음한 새소리, 갈매기 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 빗소리도 울려퍼진다.
조숙진 작가는 “관람객들이 자연과 인간 역사 속 수많은 존재들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9월 26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뉴욕에서 활동하는 조숙진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서양화과(1985),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1991)을 졸업하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쳤다. 서울시립미술관 ‘세마 골드 2014 : 노바디’(2014년), 웨스트 버지니아 헌팅턴 미술관 ‘월터 그로피우시 마스터 아티스트 시리즈’(2011년), 뉴욕 테너먼트 미술관(2009년), 아르코 미술관‘중진 작가 초대전’(2007년) 등 다수의 개인전과 국립현대미술관 ‘신나는 빛깔마당’(2020), 창원 조각 비엔날레(2018), 서울 사진축제(2017) 등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아트센터 마스터 아티스트 레지던스 펠로우쉽(2019), 스웨덴 오레브루 AiR 펠로우쉽(2018), 스위스 바젤 Iaab 펠로우쉽(2010), 하종현예술상(2008), 로스엔젤레스 문화국 커미션 (2004), 뉴욕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 펠로우십(1999), 뉴욕 폴록크래스너 재단 기금(1996), 미국 캘리포니아 KAFA상(1993) 등을 수상했다.
eggrol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