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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천재’ 강백호(22)가 추추트레인 앞에서 화력 시위를 했다.
강백호는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SSG와 평가전에서 2-4로 뒤진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김세현이 던진 가운데로 몰린 135㎞짜리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우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서울고를 나와 2018년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신인 때부터 투타를 겸업할 수 있는 재능으로 각광 받았다. 당시 사령탑이던 김진욱 감독은 강백호를 스타로 만드려면 투수보다 야수가 되는 게 낫다고 판단해 그를 우익수로 전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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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시즌 138경기에서 역대 신인 두 번째이자 고졸 신인 최다인 29홈런을 쏘아 올려 기대를 충족시켰고, 2년차부터 3할타자로 입지를 굳혀 KBO리그 대표 거포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투수에서 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왼손 거포에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은 메이저리그에 투수로 입단해 올스타 외야수로 빛난 추신수와 곧잘 비교할 만 하다. 강백호도 중심타자로 올라선 뒤 꾸준히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는 등 선구안을 갖춘 타자를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이날 추신수가 지켜보는 앞에서 어떤 타격을 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경기 전 타격훈련 때부터 넘치는 힘을 과시했다. 마침 SSG 선수단이 워밍업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갈 때 타격훈련을 한 강백호는 연신 펜스 너머로 타구를 보냈다. 강한 손목힘을 바탕으로 높은 공과 낮은 공을 가리지 않고 홈런을 뽑아내 SSG 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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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강백호는 1회말 1사 1루에서는 SSG 선발 이건욱의 초구를 건드려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추신수는 더그아웃에서 강백호의 스윙을 유심히 지켜봤다. 첫 타석을 허무하게 날렸지만,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2-4로 뒤진 4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김세현이 던진 초구를 걷어 올려 우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0-4로 시작해 4-4로 균형을 맞추는 의미있는 홈런이었다. 강백호는 “추신수 선배님을 따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시기인만큼 내가 준비한 것을 잘하자는 생각만 했다”며 쿨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손 맛을 본 기쁨까지 숨길 수는 없다. 강백호는 “준비한 게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 현재 느낌을 잘 유지해서 개막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6회와 9회에는 SSG 주축 투수인 문승원과 김상수를 상대로 우익수 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돌아섰지만, 카운트 싸움을 하는 등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8회초부터는 1루수로 나서 수비 감각도 조율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