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황주영 과장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황주영 과장. 제공|힘찬병원

[스포츠서울] 60대 후반의 여성 환자가 오래 전부터 허리가 아프고, 최근에는 오른쪽 다리까지 아파오고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저리다며 내원했다. 환자는 그동안 한의원에서 침 치료와 추나요법을 받았고, 통증클리닉에서 주사치료도 수차례 받았다고 얘기했다. 주사치료는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었으나 또 다시 증상이 심해져 대학병원을 방문해 MRI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디스크가 중기 단계에 접어들었고 척추관 협착증도 있어 2개월 치 약을 처방받았고 지켜보자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환자는 약을 먹어도 증상이 해결되지 않고 통증이 심해 너무 고통스럽다고 필자에게 호소했다.

치료법의 선택은 의사의 진단과 의학적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질병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초기에는 대개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 해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 이미 허리디스크가 중기였고, 협착증까지 동반한 상태였다. 게다가 내원하기 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다양한 보존적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수술은 정말 받기 싫은데…” 더 이상의 보존적 치료가 듣지 않을 것 같다고 하니, 환자는 대뜸 수술을 해야 하나 걱정부터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환자분의 경우 수술을 받지 않고 신경성형술만 받아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필자의 말을 듣고 환자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다행히 환자는 비수술치료인 신경성형술로 효과를 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신경성형술은 직경 1mm 정도의 가는 관을 꼬리뼈 부위에 삽입해 유착된 부분을 풀어주고,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치료하는 시술법이다. 시간은 10~15분 정도로 비교적 짧고,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상처가 거의 생기지 않아 고령의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들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다. 부작용이 적고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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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처럼 만성 허리통증이나 하지방사통, 다리저림 증상이 있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거나 디스크성 허리통증이 반복되는 경우에 신경성형술이 효과적이다. 수술이 필요로 하지 않은 요통 환자에게 신경성형술을 시술하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을 두려워했던 이 환자는 당일 신경성형술을 받고 증상이 호전돼 다음날 바로 퇴원했다.

반면 신경성형술을 해도 생각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척추불안정증, 전방전위증이 있거나 척추관 협착증이 심한 경우, 척추 수술을 한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된 경우, 수술 전 없던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성형술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환자분 중에는 인터넷에서 봤다며 무작정 신경성형술로 치료해달라는 분도 있다. 검사해보니 수술 외에는 답이 없는데도 말이다. 요즘에는 어느 분야든 클릭 하나로 수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보니 자기가 안고 있는 질환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들이 많다. 바람직한 일이지만 섣불리 환자 스스로 치료법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신경성형술이 모든 환자들에게 다 효과가 좋지 않듯이 환자들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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