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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에서 훈련 중인 축구대표팀.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사실상 1.5군에서 2군으로 팀을 꾸렸다. 주전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한일전은 어떤 의미를 남길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줄곧 해외파 위주로 팀을 꾸렸다. 평가전에서 간혹 로테이션을 통한 실험을 하다가도 결정적인 경기에서는 늘 해외파룰 주전으로 내세운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이번 한일전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RB라이프치히), 황인범(루빈 카잔),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 주전이 모두 빠졌다. 사실상 선발된 선수들 중 완전체에서 베스트11에 들어갈 것이라 자신할 만한 선수는 센터백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해외파가 없는 측면 수비수들, 그리고 골키퍼들 정도에 불과하다.

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편이다. 전술이나 라인업 변화를 크게 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한일전을 앞두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홍철(울산 현대)을 선발하는 등 같은 포지션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 대신 이미 자신이 정해놓은 풀 안에 머무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실험이나 테스트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월드컵 예선에 돌입하면 최정예에 가까운 팀을 꾸릴 수 있는 만큼 이번 한일전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그나마 조영욱(FC서울)이나 이동준,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 등 올림픽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의 A대표팀 안착 여부를 확인하는 게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주전급 해외파가 들어오면 베스트11에 들어가긴 어렵지만 백업으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자원들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을 주전으로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남태희(알사드)가 들어온 상황에서 이강인의 활용법을 연구하는 것은 벤투호에도 의미가 있다.

해외파 비중이 떨어지는 수비 라인 쪽에서도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김민재가 없는 상황에서 김영권의 파트너로 나설 센터백을 찾아야 하고, 무주공산인 좌우 측면 수비수들의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 K리그에서 최고의 선방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조현우(울산 현대)와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골키퍼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와의 주전 경쟁도 관심사다.

비판 속에 시작하긴 했지만 승부 자체도 중요하기는 하다. 한일전은 국민 정서를 강하게 자극하는 콘텐츠다. 여론이 악화된 분위기에서 부진하거나 패할 경우에는 더 큰 비난을 받을 우려가 따른다. 큰 의미가 없긴 하지만 가능하면 승리하는 게 대표팀이나 대한축구협회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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