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SSG 추신수, 안타로 나간다!
SSG 랜더스의 추신수가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1-3으로 뒤진 3회 안타로 출루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불혹을 앞두고 있지만 ‘추추트레인’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경기 도중 문제점을 인지하면, 반드시 개선해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KBO리그 루키 최대어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추신수(39·SSG) 얘기다.

추신수는 KBO리그 연착륙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25일 입국해, 한 달 가량 국내 생활을 하고 있지만 2주간 자가격리를 한데다,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실전에 투입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때 해오던 루틴이 완전히 깨진 상태다. SSG 김원형 감독은 2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2021 KBO리그 시범경기가 취소된 뒤 “아무리 생각해도 추신수의 스케줄은 빠른 것 같다. 늦게 시작했지만, 개막이 다가오고 있어 시즌 준비를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포토]최정과 이야기 나누는 추신수
SSG 랜더스에 합류한 추신수(왼쪽)가 앞서 최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몸상태 문제가 아니라 경기 감각이 걱정이라는 의미다. 투수가 던지는 공을 불과 15타석에서만 지켜봤다. 안타 3개, 볼넷 3개, 타점 4개를 기록했지만 삼진도 4개를 당했다. 자신도 “타이밍이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눈과 몸의 간극이 아직은 조금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1부터 10단계로 나누면, 4~6단계를 생략하고 시즌 준비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휴식과 꾸준한 개인훈련으로 몸상태는 어느 때보다 좋지만, 20년간 해오던 루틴이 깨졌으니 스스로도 “이게 맞나,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 싶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덜 날아가는 느낌을 받는 공인구도, 확고했던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이 KBO리그에서는 다르다는 점도 적응해야 할 과제다. 시범경기는 단 두 경기만 남은 상태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 감독은 “남은 시범경기에서는 추신수에게 7이닝 정도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토] SSG 추신수, 홈에서...첫 타점!
SSG 랜더스의 추신수가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0-2로 뒤진 1회 무사 3루 상황을 맞아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땅볼을 쳐내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추신수도 마냥 기다리거나 걱정만 하고 있지는 않다. 매타석 문제점을 파악해 타석을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사직 롯데전과 25, 26일 문학 삼성전에서는 다른 타격 자세로 눈길을 끌었다. 사직에서는 임팩트 순간 상체가 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부터 개선책을 찾기 위해 레그킥을 장착하는 등 노력을 이어왔는데, 6개월간 실전 공백기를 거치면서 나쁜 습관이 다시 나왔다. 임팩트 순간 상체가 들리면, 스윙 궤도가 바뀌기 마련이다. 땅볼을 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홈으로 돌아온 뒤 추신수는 임팩트 후 폴로스루로 전환할 때까지 척추각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매타석 끝난 뒤 모니터링을 곧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영상을 바로 보면서 뭐가 잘못됐는지를 찾았다. 한국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영상을 살펴보면서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격할 때 무게 중심을 낮춰야 척추각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일정한 스윙궤도를 만들어 준다. 영상으로 상체가 일어서는 것을 확인한 뒤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수정을 했다. 여전히 땅볼은 나왔지만 적응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구 결과보다는 만족스러운 스윙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포토]추신수, 특유의 빨간 장갑 끼고!
SSG 랜더스에 합류한 추신수가 덕아웃에 앉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추신수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타격 결과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매타석, 매경기 조금씩 보완하면서 상황에 맞게 대응할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매일매일 안좋았던 것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즌 성적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야구는 자신의 몸을 얼마나 잘 제어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문제점을 인지하더라도 스스로 몸을 제어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추신수는 눈에 띄게 자신의 몸을 제어하고 있다. 빅리그 올스타인 이유를 KBO리그 데뷔시즌 준비 과정에서부터 뽐내고 있다. 많은 선후배가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경기준비 과정 등에서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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