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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이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와 최저임금위원회 27명 위원 중 2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변수까지 생기자 근로자 측과 사용자(경영자) 측은 논의 시작 전부터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12일 노동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전체회의가 20일로 예정됐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고충을 겪는 상황인 만큼 동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의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해진 탓에 임금을 인상할 경우 고용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근로자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처럼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다. 최저임금연대회의가 “이제라도 시급 1만원 공약을 이행해 달라”고 청와대에 촉구하는 등 노동계의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노동계는 지난 2년 연속 1~2%대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됐던 만큼 이번 협상에서 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사실상 공익위원들의 선택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만큼 공익위원 구성 방식을 노사가 추천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모두 네 차례 인상됐다. 초기 2년 동안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바람을 타고 각각 16.4%, 10.9%라는 역대급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후 2년 간은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불복운동을 펼치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2.9%, 1.5%로 낮아졌다.
이에 사용자들을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는 점(319만 명. 미만율 15.4%,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이 보여주듯 높아진 최저임금 수준을 고려해 ‘당분간 최저임금 인상률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울의 한 외식업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 최저임금까지 올리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감소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 하고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내년도 임금까지 인상되면 소상공인들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년도 임금협상은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또 고용이 경기 변화를 뒤따르는 ‘경기 후행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 코로나19 사태가 한풀 꺾이고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용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남아있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동부 장관은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 최임위가 90일 내 결론을 도출하면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고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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