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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SBS가 ‘조선구마사’ 논란을 딛고 ‘모범택시’로 웃었다.
지난 9일 첫선을 보인 SBS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첫회를 19금으로 파격 편성하며 눈길을 모았다. 평소에는 평범한 택시기사인 이제훈(김도기 역)이 무지개운수의 모범택시를 타면 다크히어로로 변신, 그에 앞에 나설 적수가 없다. 여기에 진실을 파헤치려는 열혈 검사 이솜(강하나 역)까지 합류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출신 박준우 감독의 신작인 ‘모범택시’는 첫회 소재로 조두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조도철을 등장시켰다. 앞서 제작발표회를 통해 박 감독은 “시사 프로그램에서 많이 봤던 소재들이 등장한다. 현실에서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은 경우, 드라마에서 통쾌하게 해결할 예정이다. 그외에도 성착취 동영상, 학교폭력 등 사회 공통의 울분을 잘 녹여냈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차별화가 제대로 통했다. 첫회가 10.7%(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두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더니 2회에서는 13.5%(닐슨,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사실상 ‘모범택시’는 드라마 그 자체 콘텐츠 뿐 아니라 ‘펜트하우스2’의 후속작이자, ‘조선구마사’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SBS의 새 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또 안고은 역으로 캐스팅됐던 에이프릴 이나은이 그룹 내에서 불거진 의혹과 이슈들로 하차하게 되면서 표예진으로 캐스팅이 교체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때문에 미리 진행된 촬영분을 다시 찍어야 했지만 드라마 측은 더 나은 퀄리티가 완성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가 전파를 타기 전부터 ‘모범택시’는 여러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이었다. 그런 점에서 첫회에 쏠린 주목도와 ‘펜트하우스2’ 후속작이라는 후광효과를 간과할 수 없지만, 다음회차에서도 하락이 아닌 꽤나 큰 폭의 시청률 상승은 드라마에 대한 직접적인 화제성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박준우 감독은 12일 스포츠서울에 “이번주 3, 4회 에피소드는 현행 법으로 판단하기가 모호한 미성년자 간의 죄에 대한 내용”이라며 “우리 법은 나이가 어리면 가해자에게 관대한게 사실인데 피해자에겐 죽을 만큼 심각한 고통이 있는 것도 현실이라는 딜레마가 포인트다. 그 지점을 학폭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무지개 운수와 김도기 기사가 어떻게 통쾌하게 해결하는지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모범택시’는 인기 웹툰 원작이 있긴 하지만, ‘복수 대행 서비스’라는 소재를 드라마로 풀어낸 점을 신선하고 재밌게 봐주신거 같다”며 “비단 ‘모범택시’ 뿐 아니라 tvN ‘빈센조’ 등 다크히어로물이 안방극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사건사고가 공존하는 사회 속에서 악을 또 다른 선과 악으로 처단하는 대리만족감이 주는 희열이 큰 거 같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토요일의 경우 ‘모범택시’가 ‘그것이 알고싶다’ 전에 편성돼 있다보니, 입소문을 타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드라마 팬들 뿐 아니라 ‘그것이 알고싶다’ 팬들의 관심도 끌게 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거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모범택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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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