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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양미정기자]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지난 19일 공개한 재무실적을 두고 여행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920억원을 달성(전년 대비 43.8% 성장)하고 영업이익 161억원을 기록하는 등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간 야놀자를 향해 “클라우드 솔루션 기반 자동화 프로세서 도입 및 디지털 전환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찬사와 “거대 플랫폼의 착취에 가까운 독과점 횡포에 소상공인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비난이 대치하고 있는 것.
야놀자는 한국 여행 기업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지위를 획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최대 여가 플랫폼이자 트래블 테크 기업이다. 온라인에서는 국내외 숙박ㆍ레저ㆍ교통 등 여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동남아시아 최대 호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1만개 이상의 객실을 운영 중이다.
야놀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발 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견고한 매출 성장세와 함께 영업이익 개선까지 이뤘다는 보도자료를 지난 19일 배포했다. 향후 국내외 여행 및 레저 시장 회복과 교통ㆍ레스토랑 예약 사업 본격화에 따라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까지 했다.
야놀자 이수진 총괄대표는 “선제 대응으로 순성장과 영업이익까지 달성한 만큼,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중심으로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 기업이자 여가 슈퍼앱으로서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역 상생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도 야심 차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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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달갑지 않다. 야놀자 등장 이후 숙박업계가 흘리는 피눈물은 다달이 증가하는데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한다는 자찬에 가까운 광고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제휴점주들은 겉으로만 상생을 외치는 야놀자에게 매달 착취에 가까운 수수료와 광고비를 지출하면서도 수익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21일 야놀자에 따르면, 수수료는 평균 10%대, 광고비는 최대 300만원이다. 제휴점에 따라 광고비를 더한 실제 수수료는 40%대에 육박한다. 야놀자 측 역시 “광고를 신청하면 비광고 제휴점에 비해 상단에 등록되는 것이 사실이다. 노출 순위 기준은 고유한 영업 비밀에 해당하므로, 상세한 공유가 어렵다”고 인정했다.
야놀자의 성장이 업주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는커녕 줄 폐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속출한다. 동종업계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과다한 광고비를 지출하면서도 순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야놀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영세 중소형호텔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수십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최소 광고비 및 예약 대행 수수료 인하 정책을 무기한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숙박가의 입장은 크게 달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야놀자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기업 978개사를 대상으로 정책 수요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온라인 플랫폼 이용료에 관한 질문에는 ‘부담된다’는 응답이 66.1%에 달했다. 광고비 역시 부담된다는 응답이 66%였다. ‘이용료가 적정하다’는 응답은 13.0%에 불과했다. 온라인플랫폼에 바라는 점은 ‘수수료 인하’라고 답한 업체가 80%였다. 온라인플랫폼 이용 시 플랫폼 사로부터 ‘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47.1%였다. 부당행위 유형으로는 ‘수수료와 거래절차 관련 유형’이 91.8%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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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야놀자는 레스토랑 수수료 제로를 선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야놀자가 레스토랑 서비스로 밟을 넓히면서 여가 서비스의 범위를 확대, 독점 후 수수료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야놀자 제휴점을 운영 중인 A씨는 “레스토랑 수수료 무기한 제로를 믿을 수 없다. 지금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권리를 주는 것처럼 회유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행보를 봐서는 독점 후 가격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수수료 제로 정책이 유지된다고 해도 문제다. 레스토랑 예약 시스템에 투입되는 비용을 우리가 내야 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야놀자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는 해외 주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최소한의 운영비 수준이다. 2015년 40%대였던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은 2019년에 17%로 급감했다”며 매출과 이익 증대가 글로벌 진출과 B2B 사업부문의 성장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휴점과의 상생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재난 피해 지역 광고비 환급, 강원도 지역경제 활성화, 키오스크 구매비 환급 등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왔다”고 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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