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수은주가 상승하고 있다. 27일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은 섭씨 13도까지 올라갔다. 여러 의미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에서 매일 경기 결과가 날아든다. 태평양 건너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한국인 빅리거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온라인에 뿌려진다. 야구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KBO리그 각 팀과 해외파 선수들의 실전 소식을 접하다 보면 고개가 갸웃할 때가 있다. ‘벌써?’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경기 결과만으로 시즌 전력을 가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진다. 아직 2월인데.

매년 이맘때는 베테랑 선수들은 100% 컨디션일 수가 없다. 빨라도 4월 중순, 대부분 5월에 완벽한 몸 상태이기를 원한다. 폭염, 태풍, 열대야 등의 단어가 떠오르는 한여름은 가만히 있어도 지치기 마련. 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가을야구라는 달콤한 결실을 맛볼 수 있다.

풀타임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은 그래서 2말3초에는 컨디션을 최대한 떨어뜨리는 데 집중한다. 시범경기 후반으로 접어들 때부터 컨디션을 다시 끌어 올리기 시작해 4중5초에 100%를 만든다. 마라톤 완주는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현시점에 치르는 실전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훈련 성과를 점검하고, 바꾼 투구폼, 타격폼 등을 적용하는 시기다. 이른바 ‘팔푼이’로 전락한 LA 다저스 김혜성은 “타격폼을 완전히 수정 중”이라고 했다. 말이 쉬워 ‘수정’이지, 방망이를 들고 서 있는 자세만 바꿔도 제 스윙을 못하는 게 야구다. 경기에 나서고 있다는 건 팀에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결과보다는 코치진, 전력분석팀 등과 정립한 방향성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이 김혜성에게는 더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KBO리그 팀도 다르지 않다. 온라인 중계를 통해 들여다본 각 팀은 새 시즌에 대비해 여러 가지 변화를 추구한다. 가령 두산의 젊은 타자들은 살짝 낮아진 자동볼판정시스템(ABS)을 의식해서인지 지난해보다 중심이 낮아진 인상을 풍긴다. 우승팀 KIA 타자들도 준비 자세 때 최대한 몸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투수들도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에 집중한 듯한 느낌이다. ABS 도입 이후 커브류의 브레이킹 볼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 덕으로 풀이된다. ‘힘을 어떻게 활용해야 극대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투수들도 더러 보인다. 생존법을 찾기 위해 겨울을 반납했고, 이제 그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한 경기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조급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시기. ‘올바른 방향인가’ ‘보완할 것은 없는가’를 고민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다. 아직 2월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