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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의 6월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작됐다. 한국, 일본 선수들에게 다저스타디움은 꿈의 무대다. 뉴욕의 양키스타디움보다 더 밟고 싶은 구장이다. 박찬호, 류현진 등 한국을 대표했던 투수들이 거쳐간 드림 필드다.
양현종은 12일 3회 2사 1루에서 선발 마이크 폴타네비치(1승7패 5.48)를 구원 등판했다. 5월3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선발 등판 이후 12일 만이다.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양현종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를 놓고 우왕좌왕했음을 알 수 있는 정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6인 현역 로스터에서 투수가 부상이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길게 등판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MLB에서는 감독의 역할 가운데 하나가 로스터 26인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포함된다. 성적이 좋은 팀은 26인을 매끄럽게 가동한다. 선수에 대한 괘씸죄로 기용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감독 위에 제네럴매니저가 있다. 다저스 코치로 활동하고 감독으로 승격한 우드워드는 언론과도 사이가 좋은 점잖은 야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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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메이저 대회는 라운딩을 거듭할수록 스코어가 나빠진다. 코스가 어려워서다. 현재 양현종의 상황이 이렇다. 경기를 치르면서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난타를 당하고 있다. 상대에 수가 다 읽히고 있다. 읽혔다기보다는 구위 자체가 워낙 위력이 없다. 우드워드 감독이 선뜻 양현종을 기용하지 못하는 이유다. 선발 오프너로 세우기도 애매하다.
이날 다저스전은 롱맨 역할이었다. 롱맨은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을 때 불펜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3회 첫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뒤 4회들어 8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4 홈런 2 볼넷 2개를 허용했다. 롱맨이 안되자 5회 또 다른 불펜투수 브렛 더 거스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다. 볼넷 2개 허용도 텍사스 투수 가운데 최다다.
MLB 불펜투수는 기본 95마일(153km)의 빠른 볼을 갖춰야 한다. 양현종을 통상의 불펜투수로 기용할 수 없는 이유도 구속 때문이다. 선발 또는 롱맨외에는 1이닝을 책임지는 불펜투수로 활용이 어렵다.
양현종의 기록이 2021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마운드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8경기(4경기 선발)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5.59다. 29이닝을 던져 30안타 홈런 7 삼진 19 볼넷 15 WHIP 1.55다. 인상적인 요소는 한군데도 없다. 삼진과 볼넷 비율이 1.27에 불과하다. 이 수치로도 구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삼진과 볼넷 비율은 투수의 힘을 측정하는 지수다. MLB에서 삼진을 잡지 못하고 맞혀잡는 스타일의 피칭은 통하지 않는다.
텍사스는 에이스 카일 깁슨을 제외하고 총체적 난국이다. 깁슨이 등판한 경기에 텍사스는 8승4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96이다. 깁슨 외의 다른 선발 로테이션 성적은 16승36패 5.25 피안타율 0.280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즌 전 선발진이 취약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맞아 떨어졌다. 장기레이스를 요행수로 운영하면 이런 꼴이 난다.
벌써 언론들은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훨씬 남아 있는데도 지구 꼴찌로 추락한 텍사스를 ‘셀러’로 규정했다. 외야수 조이 갈로의 트레이드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양현종의 향후 진로도 매우 어둡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