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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진천 = 김용일기자] ‘비운의 궁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화려한 ‘도쿄 대관식’을 그린다.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의 ‘캡틴’ 강채영(25)은 5년 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대표 선수를 뽑는 최종 평가전에서 장혜진에게 1점 뒤진 4위에 그쳐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당시 강채영은 장혜진의 위로를 받으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하지만 ‘그때 그 눈물’은 강채영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에서 기복 없이 꾸준히 금빛 화살을 쐈다. 특히 지난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692점)과 혼성(1388점)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강채영은 지난 4월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1위에 오르며 생애 첫 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과 함께 올림픽에 나선다.
강채영은 대표팀의 주장이자 맏언니로 거듭났다. 지난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강채영은 “이전까지 언니들을 따라서 대회에 나갔는데 이제는 내가 주장이 됐다. (장)혜진 언니와 (기)보배 언니에게 조언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니들에게 최근 (경기력이) 잘 안 나온다고 얘기했더니 동생들에게 미안해하지 말고 네가 할 것에만 집중하라고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5년 전 리우 대회에서 한국 양궁은 남녀 개인·단체 4개 금메달을 독식하며 ‘전 종목 석권’에 성공했다. 특히 여자 단체전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으며 8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도쿄 대회에서 9연패에 도전하는데, 강채영의 어깨가 더 무거운 이유다. 그는 “(9연패 도전이) 부담되지만 자신감으로 바꾸려고 한다. 올림픽은 꿈의 무대이니 재미를 느끼며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채영은 주장답게 장민희, 안산의 장점도 또박또박 언급했다. 그는 “민희는 활이 강해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그리고 산이는 멘탈이 강하다. 나 역시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세더라”고 웃었다.
이번 올림픽은 혼성 종목이 더해져 3관왕까지 도전할 수 있다. 강채영은 “3관왕은 누가 해도 축하를 많이 해주겠지만, 기왕이면 내가 했으면 좋겠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또 배우 이제훈의 팬이라고 밝힌 강채영은 “올림픽에서 메달 딴 뒤 이재훈을 실제 만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