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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승부차기 실축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결승전 승부차기 때 3번 키커로 나서 뼈아픈 실축을 해 인종차별까지 당했던 잉글랜드의 마커스 래시포드(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가 혹독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날 루크 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반 2분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22분 레오나르도 보누치(유벤투스)에게 골을 내주며 1-1로 비겼고, 연장전에 골이 터지지 않아 승부차기를 벌인 끝에 2-3으로 졌다. 이로써 1966 잉글랜드월드컵 우승 이후 55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다.
급기야 래시포드는 12일 성명을 내어 “나의 페널티킥은 충분히 좋지 않았다. 그것은 들어가지 않았다. 내가 모든 사람들을 실망시킨 것 같다고 느꼈다. 하루 종일 나의 경기력에 대해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페널티 슛아웃(승부차기) 실수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래시포드는 이날 결승전에서 각각 4, 5번 키커로 나와 역시 실축한 제이든 산초(21·도르트문트), 부카요 사카(20·아스널)와 함께 잉글랜드 우승 좌절의 원흉으로 몰려 심한 인종차별을 당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표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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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시포드는 “나의 가슴에 사자 3마리를 달고, 수만명의 관중 속에서 나의 가족들이 나를 응원하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운 순간은 없었다”고 말했다. 래시포드의 고향인 위딩턴에 있는 벽화는 그의 페널티킥 실책으로 훼손됐으며, 이후 응원의 메시지로 덮였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인종차별적 학대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잉글랜드축구협회도 이를 비난했다. 런던경찰청은 학대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영국 축구경찰청도 수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