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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 전문기자] 장기레이스를 펼치는 미국 4대 메이저 종목은 시즌 도중에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있다. 그중에 가장 활발히 트레이드가 진행되는 종목은 메이저리그다.
넌-위이버 트레이드 마감은 통상적으로 현지 시간 7월31일이다. 올해 31일이 토요일인 터라 30일로 조정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났다고 트레이드가 불가한 것은 아니다. 8,9월 트레이드는 웨이버 트레이드다. 웨이버는 흔들다는 뜻이다. 넌-웨이버는 선수와 상대 구단에 알리지 않는 자의적 트레이드다. 웨이버 트레이드는 사전에 선수와 구단에 알려야 한다. 9월에도 트레이드는 된다.
순차적으로 다르다. 이유가 있다. 7월30일 마감인 넌-웨이버 트레이드 때는 플레이오프(PO) 진출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잔여 경기도 많이 남아 있다. 잔여 경기가 적게 남을수록 PO 진출 여부 예측이 쉽다. 특정 구단을 밀어주는 담합이 가능해진다. 9월 트레이드 선수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숨에 전력을 끌어 올려 월드시리즈를 우승하게 돼 페넌트레이스 승부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메이저리그 넌-웨이버 트레이드는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다. 당해 연도 올스타게임에 출전한 10명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사상 처음이다. 블록버스터의 블록버스터라고 평가한다.
KBO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 이대호를 트레이드할 수 있을까. 구단은 살아 남을 수 없다. 의사결정권자인 사장이 이를 시도할 리도 없다. 팬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팀의 얼굴도 트레이드 한다. 시카고 컵스는 1908년 이후 108년 만인 2016년에 월드시리즈(WS) 정상을 탈환했다. 당시 우승 주역인 1루수 앤서니 릿조(뉴욕 양키스),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내야수 하비에르 바에스(뉴욕 메츠)를 트레이드 했다. 현역 최고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도 옆집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내보냈다. 이 밖에도 불펜의 라이언 테페라(시카고 화이트삭스), 외야수 제이크 마리스닉(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트레이드했다.
2019년 구단 창단 이래 처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워싱턴 내셔널스는 한 수를 더했다. 에이스 맥스 셔저, 유격수 트레아 터너, 외야수 카일 슈와버, 좌완 존 레스터, 불펜 브래드 핸드 대니엘 허드슨, 유틸리티맨 조시 해리슨, 포수 얀 곰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거만 8명을 트레이드 했다. 사실상 팀의 주전을 통째로 내보냈다.
그렇다면 왜 MLB에서는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트레이드가 가능할까. 비지니스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선수, 팬들도 구단의 방침에 동의한다. 선수는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어한다. 셔저의 워싱턴은 이미 PO 탈락이다. 마운드에 올라도 동기 부여가 안된다. 다저스에서는 월드시리즈를 향한 싸움을 할 있다. 마음 가짐이 달라진다.
조이 갈로는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돼 육성되면서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자신이 팀을 떠나면서 텍사스의 미래 전력에 도움을 주는 역할로 만족했다. 이기는 팀에서 야구하고 서로 좋은 일이다. 트레이드의 섭섭함은 없다.
시카고 컵스 톰 리켓츠 구단주는 7월30일 트레이드 후 성명을 발표했다.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우승 주역 브라이언트, 릿조, 바에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아울러 차세대 훌륭한 컵스 팀을 만들 제드 호이어 야구단 사장에게 고맙다고 했다.
KBO리그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시도하기에는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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