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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측면 수비수 박진성.제공 | 전북 현대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 측면에 활기를 더하는 박진성(20)은 멘토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전북 산하 유스팀 금산중, 영생고를 거친 박진성은 지난해 연세대에 진학했다 올해 신인계약으로 프로팀에 합류했다. 전반기엔 활약이 미미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후반기 기회를 잡았고 주전으로 뛰고 있다.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약점으로 평가받던 왼쪽 측면 수비에 힘을 보태고 있다.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혜택을 보는 것도 사실이지만 박진성의 경기력이 1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아주 다부지다. 공수 밸런스도 점점 맞아간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진성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실 저는 뛰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올해 목표는 한 경기라도 뛰는 것이었다. 벌써 8경기를 뛰었으니 그보다 높게 가고 있다”라면서 “중학교 때부터 볼보이를 하면서 경기에 나가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다. 최근 꿈이 이뤄졌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 벅차오른다고 해야 할까. 관중 앞에서 경기를 뛰니까 너무 좋다. 가족, 특히 할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신다”라는 천진난만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박진성은 시즌 초반에도 종종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위험한 플레이로 경고를 받는 등 안정감이 떨어졌다. 결국 이지훈, 이성윤 등 영생고 출신 또래 선수들에게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진성은 “동계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감독님도 기회를 주셨는데 의욕만 앞섰다. 제 것을 못 보여줬다. 심적으로 힘들었다. 옐로카드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 생각 때문에 제 장점인 부딪히는 플레이를 못 했다. 소심해지더라. ACL에서 기회가 올 줄 몰랐다. 솔직히 그때도 자신감은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반전은 감바 오사카전에서 찾아왔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박진성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팀에 보탬이 되기 시작했다. 박진성은 “감바전부터 심적으로 편안했다. 좋은 경기를 하고 나니까 그 이후로는 제 장점을 상기했다. 열심히 뛰고 싸워주는 게 제 장점인데 이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이 생겼고 지금은 경고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박진성은 올해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하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 축구 레전드인 박지성 어드바이저와의 만남이다. 최근 박지성은 클럽하우스에서 박진성에게 먼저 다가와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박진성은 “웨이트 중에 찾아오셨다. ‘ACL 잘 봤다’면서 격려해주셨다. 유럽으로 따지면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니 형들과 진지하게 경쟁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라면서 “저도 사진을 꼭 찍고 싶었는데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부탁을 못 드렸다. 속으로 너무 아쉬웠다. 다음에 오실 땐 꼭 사진을 찍고 싶다”라며 웃었다.

같은 왼발잡이로 같은 포지션에서 뛰었던 박원재 코치도 박진성의 멘토다. 박진성은 박 코치가 현역 시절 썼던 33번을 달고 뛴다. 박진성은 “우연이다. 저는 그냥 남는 번호를 선택했는데 알고보니 코치님 번호더라. 코치님께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주신다. 경기가 끝나면 제가 잘한 부분, 못한 부분, 보강해야 할 부분을 꼼꼼하게 조언해주신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저도 코치님 같은 사이드백으로 성장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말했다.

박진성은 말 그대로 ‘전북의 아들’이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고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 봉동 클럽하우스에서 박진성의 본가까지는 차로 30분도 안 걸린다. 박진성은 “팬이 자랑스러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전북의 선수로 잘 성장하겠다. 저뿐 아니라 유스 출신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 저도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제 자리를 찾아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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