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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움베르트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레, 핌 베어백, 울리 슈틸리케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채 퇴장한 외국인 사령탑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거스 히딩크 감독, 2006년 독일월드컵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나간 외국인 지도자는 없다. 성적 부진, 혹은 리더십 상실 등의 여러 이유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국내 감독에게 넘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코엘류 감독은 2003년 2월 부임해 14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본프레레 감독도 2004년 6월부터 팀을 이끌다가 이듬해 8월 경질됐다. 독일월드컵을 지휘했던 아드보카트 감독도 2005년10월부터 2006년6월까지 단기간 재직했다. 아드보카트 후임이었던 베어백 감독의 재직 기간은 11개월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는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 예선에서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두 경기를 남겨놓고 카타르 원정에서 패했고, 본선 진출 실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33개월의 업무를 마감하고 경질됐다. 이후 신태용 감독이 구원투수로 나서 가까스로 본선에 나섰지만 러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난 2018년 8월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아직까지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A매치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는 변수 속에서도 큰 위협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3월 일본 원정에서 0-3 대패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6월 월드컵 2차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반전했다. 그는 36개월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일하며 역대 최장수 감독으로 기록됐다.

‘롱런’ 하는 건 분명하지만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진짜 미션은 사실상 월드컵 최종 예선이다. 지난 2차 예선과 난이도가 전혀 다른 어려운 도전이다. 심지어 이번 예선에서 한국은 역대 최악의 조에 편성됐다는 평가다. 한국은 이란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레바논 등 중동 5개국과 A조에서 경쟁한다. 동아시아 국가가 한 팀도 없다. 장거리 원정에 무더위, 침대축구와 싸워야 한다.

벤투 감독을 선임한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목표는 처음부터 하나다. 벤투 감독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국을 지휘하는 것이다. 최종 예선만 되면 부진에 빠져 경질된 외인 지도자의 잔혹사를 끊고 4년을 온전히 한 명의 감독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지가 유효하다. 한국 축구의 발전, 그리고 무의미한 인적 자원 소모를 막기 위해서는 벤투 감독이 잘 버텨야 한다.

아직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과거와 다르게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협업이 일관성 있게 이뤄진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벤투 감독이 데려온 4명의 코치와 최태욱, 김영민 두 국내 코치도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7명의 뛰어난 호흡은 현재 대표팀을 지탱하는 동력이다.

최종 예선 초반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슈틸리케 감독만 해도 첫 경기 중국전에서 고전하며 간신히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시리아와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첫 항해에서 흔들리는 배가 중심을 되찾는 건 쉽지 않다. 9월 열리는 이라크(2일·서울월드컵경기장), 레바논(7일·수원월드컵경기장)과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배의 속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의 합류 여부도 관건이다. 손흥민은 존재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손흥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만약 손흥민의 부상이 커 최종 예선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벤투 감독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9월 두 경기는 모두 국내에서 열린다. 한국과 중동을 오가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아도 된다. 유럽파는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중동으로 이동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피하게 됐다. 최종 예선의 막을 여는 벤투호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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