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경 강인권
NC 강태경(왼쪽)이 지난 15일 대전 한화 전에서 투구를 마친 뒤 아버지 강인권 수석코치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제공|NC

[스포츠서울 | 문학=최민우 기자] NC 강인권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면서, 사령탑 자격으로 아들 강태경의 선발 등판을 지켜보게 됐다.

NC는 원정 호텔 술자리 파문을 일으킨 박민우, 권희동, 박석민, 이명기의 자체 징계 과정에서, 이동욱 감독도 선수단 관리 소홀을 이유로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00만원이 부과됐다. 이는 자체 징계위원회에 참석한 이 감독이 본인 스스로도 책임지려는 자세를 취하며, 징계를 결정하게 됐다. 때문에 이 감독은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전부터 10경기를 더그아웃에 들어올 수 없다.

징계를 받은 이 감독을 대신해, 당분간 강인권 수석 코치가 지휘봉을 잡는다. 강 코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고 ,팀도 어려운 상황이다. 어제 발표한 징계는 앞으로 우리 구단이 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한 거다. 앞으로 선수단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 팬들의 시선도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며 감독 대행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경기장에서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이 감독은 경기 전 전략회의까지 모두 참석한다. 경기 중에는 호텔에서 머물 예정이다. 홈 경기를 치르는 날에는 훈련까지 모두 참여한다. 강 코치는 “감독님이 자리를 비운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경기 중 코치들과 자주 상의해왔다. 그래서 부담스럽지는 않다. 똑같이 경기를 치른다는 생각이다. 경기 중에도 해왔던대로, 코치들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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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강태경이 지난 15일 대전 한화 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제공|NC

31일 인천 SSG 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다음 날(9월 1일) 더블헤더(DH) 1,2차전에 드류 루친스키와 강태경이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다. 강태경은 강 수석코치의 아들로 잘알려졌다. 강태경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 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4사사구 3삼진 2실점으로, 첫 1군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이후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고, 이번 SSG와 DH 경기 일정에 맞춰 등판을 준비해왔다.

아버지이자 사령탑 자격으로 아들을 바라보게 된 강 코치도 강태경의 호투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고, 팀을 이끄는 수장인만큼 어느때보다 명확한 잣대로 투수 강태경을 바라볼 예정이다. 강 코치는 “강태경이 퓨처스리그에서 등판을 준비해왔다. 아들인것보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로 보게 된다. 조금 더 냉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첫 등판 때보다 SSG는 더 힘들 수 있다”는 조언도 남겼다.

NC는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감독이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 덕에 아버지와 아들이 사령탑과 선수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 김태경의 선발 등판 때는 강 코치가 올라가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어떤 장면이 나올 지 궁금하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