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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1년 메이저리그(ML) 최종일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극적이었다. 6경기가 포스트시즌 향방을 결정지었다.

포스트시즌과는 별개로 다른 경기에서는 개인 타이틀이 걸려 있었다. MLB는 최근 들어 최종일 경기 시작을 동시에 하도록 조정했다. 미국은 서부와 동부의 시차가 3시간이다. 특정 팀을 밀어주는 담합 방지 차원이다.

미국의 메이저 종목들은 일정을 리그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가 없다. 거액의 중계권을 지불하는 방송사가 일정의 주최다. MLB 포스트시즌 일정도 방송사와 합의된 발표대로 진행돼야 한다. 국내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다.

정규시즌 종료 후 다음 날 휴식일이지만 타이브레이커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일정이기도 하다. 다음 단계의 포스트시즌 때도 일정이 하루씩 빈다. 기상 악천후로 순연되는 경기를 이 때 벌인다. 미국은 메이저 종목 일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365일동안 방송사 스케줄이 정해져 있다.

MLB의 포스트시즌을 리그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이유는 10월은 미국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대학풋볼(미식축구)과 NFL이 진행되서다. 스케줄이 겹치면 MLB 포스트시즌은 ‘폭망’이다.

최근 PGA 투어는 2022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일정을 발표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은 웨스트코스트 스윙의 시작으로 미 본토에서의 시즌 개막이다. 그런데 대회 일정이 1월26일~29일로 수요일 시작해 토요일에 끝난다. 일요일 NFL 경기를 피한 것이다. 알아서 기었다. NFL과 맞붙으면 다른 종목 시청율은 1%대다.

KBO리그는 시즌 일정을 짜는 게 쉽지 않다. 비로 순연되는 경기 때문이다. 늘 추가 일정을 새로 짠다. 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추가 일정은 예정된 경기 종료 2주 전에 발표한다고 했다. 새로 발표된 일정에 의하면 10월 30일이 2021년 정규시즌이 종료다. 올해는 몇몇 구단에서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도쿄올림픽 영향으로 가장 늦은 시즌 종료다. 이마저도 전제는 비로 순연되지 않아야 한다.

KBO리그는 올해를 제외하고 8월 하순부터는 레이스의 흥미가 반감된다. MLB와는 정반대다. MLB는 이 때부터가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이다. KBO리그는 8월 하순 무렵에는 상하위 그룹이 뚜렷해진다. 하위팀이 상위팀 발목을 잡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한다. 예전 모 감독은 비가 살짝 비쳐도 경기를 취소시키고 추가 일정으로 밀었다. 8월 이후 ‘이삭 줍기’ 승리가 손쉬워서다. 일정의 허점을 이용했다.

MLB 보스턴 레드삭스는 마지막 주 최약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1승2패로 루징시리즈를 당해 최종일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벌여야 했다.

막판에 흥미가 반감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3연전이 없다는 점이다. 비로 인한 불가피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영의 묘를 살리면 된다. 144경기 일정에서 팀간 경기는 16경기다. KBO는 기계적으로 이를 맞춘다. 3연전 4차례, 2연전 2차례다. 홈, 원정 각각 3차례씩 시리즈다.

3연전은 스윕 또는 위닝, 루징시리즈다. 2연전은 1승1패가 되기 쉽다.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16경기를 4연전 1차례, 3연전 4차례를 할 수도 있다. 당해 연도에 한 팀은 3차례, 다른 팀은 2차례 홈시리즈를 치르면 된다. 문제될게 없다. 다음 시즌 3, 2로 바꾸면 된다. 굳이 기계적 중립을 할 필요가 없다. 구단은 사라지지 않는다.

미국 스포츠는 시즌 막판에 관중 매진이고 KBO는 반대로 텅텅빈다. KBO는 시즌 막판과 경기 종료일에도 대부분의 게임이 의미있도록 일정을 짜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상열기자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