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이용규, 크긴 큰데...
키움 외야수 이용규.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동점을 허용한 후 타석에 들어서면서 ‘반격’이라는 두 글자가 얼굴에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과거 국제무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고 8구 승부 끝에 상대의 150㎞ 강속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마지막 타석도 그랬다. 2사후 타석에 섰지만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고 이는 소속팀이 승리로 향하는 굵직한 시작점이 됐다. 키움 외야수 이용규(36)가 큰 무대에서 명불허전 클래스를 증명했다.

가장 필요할 때 1루 베이스를 밟았다. 큰 무대에서 자신의 야구를 고스란히 펼치며 천금의 득점까지 올렸다. 상대 투수의 공을 끝까지 보면서 좌측으로 타구를 날리는 이용규 특유의 출루 방정식이 가을야구에서도 빛을 냈다.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8회초 역전 득점, 그리고 9회초 결승 득점 모두 이용규가 올렸다. 이날 경기 영웅은 이정후였으나 이용규의 출루가 있었기에 이정후가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이용규와 하이파이브 나누는 이정후[포토]
키움 선수들이 11월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산과 경기에서 9회말 수비를 마친후 7-4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놀랄 일은 아니다. 정규시즌 활약 또한 빼어났다. 타율 0.296·출루율 0.392로 정상급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지난겨울 전 소속팀 한화가 리빌딩 명목으로 그를 방출했지만 키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역대 최고 방출선수가 됐다. 프로 입단 후 두 번째로 많은 133경기에 출장했고 547타석을 소화하면서 여전히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용규~김혜성~이정후로 이어진 왼손 상위타선은 키움 공격 핵심이다.

셋 중 연봉은 이용규가 가정 적다. 그만큼 가성비가 뛰어나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정규시즌 중 방출자라고 믿기 힘든 활약을 펼친 이용규를 두고 “예상은 항상 빗나가기 마련 아닌가”라고 고마움의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우리팀 컬러와 선수들의 방향성을 봤을 때 이용규가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했다. 팀이 힘든 상황에서 더 활약해줬다. 이용규가 우리 팀에 끼치는 영향은 단순한 숫자 이상으로 크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큰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 경기였던 2018년 준플레이오프(준PO) 당시에도 이용규는 한화 타자 중 가장 흔들림 없는 활약을 펼쳤다. 당시 현소속팀인 키움과 맞붙으며 준PO 4경기 동안 타율 0.375를 기록했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멀티히트로 큰 경기에서 유독 강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포스트시즌은 특급 투수들의 맞대결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출루의 가치가 정규시즌보다 훨씬 높다. 이용규는 만 21세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섰다. 큰 경기에서 어떻게 출루해야 하는지 안다. 이용규의 출루가 후배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와 득점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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