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넷플릭스 화제작 'D.P.'에서 사리사욕만 채우는 대대장 천봉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현봉식(37)이 '벤자민버튼급' 노안과 맛깔난 입담으로 큰 웃음을 안겼다.
3일 방송된 MBC'라디오스타-내일은 국민배우' 특집에서 배우 이준호, 오대환, 최영준, 현봉식이 출연해 특급 조연배우들의 보석같은 에피소드를 털었다.
부산 출신인 현봉식은 수줍은 부산사투리로 조근조근 'D.P.' 출연 당시 선배들과의 추억을 털어놨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노안으로 대대장 역을 멋지게 소화한 그지만 실제 출연배우들이 거의 다 선배였다고.
그는 "계급 높은 간부로 나왔는데 실제로 계급 낮은 사람이 다 선배셨다. 구교환 선배, 김성균 선배, 손석구 선배 다 형들이다"라고 말해 좌중을 즐겁게 했다. 이어 "하도 노안 가지고 얘기가 많길래 예전에 실제 이등병 때 사진 올렸더니 대대장이 이등병 코스프레 했냐고 하시더라"며 수줍게 웃었다.
대체 현봉식의 과거가 어땠는지 궁금했던 MC들은 그의 과거 사진을 소환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스물네살까지 사진이 모두 구분하기 힘들어 폭소를 자아냈다.
김구라가 "이거 다 동일인이냐?"며 혼돈에 빠지자 현봉식은 "예. 초등학교, 중2, 중3 열여덟.."이라고 혼자만 구분했다. 최영준은 "열여덟부터 지금 얼굴이 나오네"라며 감탄했다.
나이를 알 수 없는 얼굴 때문에 괴소문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고. 그는 "고등학교 때 학교를 쉬다가 복학을 했는데 괴소문이 돌았다. 복학생 나이가 24살이다라는 소문이"라고 말했다.
한번 들으면 귀에 쏙 박히는 현봉식이라는 이름은 사실 예명이다. 그가 "사람들이 본명인줄 아는데 원래 이름은"이라고 말하자 최영준은 "잠깐만요. 떨려서. 예쁜 이름 나올까봐"라며 긴장했다.
이에 현봉식은 "기대 이상이실 거다. 할아버지가 처음 지어주신 이름이 현보람. 지금도 부산에 가면 동네어르신들이 '아이고, 보람이 왔나' 하신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깜짝 놀란 김구라는 "뭐야. 부르면서도 입에 안 붙는다"면서 기막혀했고, 현봉식은 "나중에 이름을 재영으로 개명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이름 현봉식은 배우의 꿈을 꾸고 서울에 올라오며 직접 지은 예명이었다. 그는 "정말 사랑하는데 이제 세상에 안 계시는 분들, 아버지와 삼촌의 함자 중 하나씩 따서 만들었다. 이름에 먹칠하지 말자는 마음으로"라고 말했다.
현봉식은 'D.P.'를 통해 대중에 강렬한 눈도장을 받았지만 이미 4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다작배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그는 영화 '세자매'를 꼽더니 "처음으로 살아있는 와이프가 생긴 작품이다"라고 이유를 밝혀 좌중을 쓰러뜨렸다.
그는 "그전에는 다 집을 나가거나 죽거나 그랬는데 '세자매'에서 처음으로 와이프로 장윤주씨가 출연했다"라고 말했다.
술고래처럼 생겼지만 술도 전혀 못 먹는다고. 그는 "영화 찍다보면 회식이 많은데 술을 계속 안 먹었더니 김윤석 선배가 '야, 너 술먹고 사람 죽인 적 있어?'하고 묻더라"고 말해 큰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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