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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가요계에 ‘7년 징크스’란 말은 오래됐지만, 최근 유독 걸그룹들이 이 문턱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 수순을 밟으며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러블리즈가 리더 베이비소울을 제외한 멤버 7인이 소속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 7년 활동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1일 오후 “당사와 러블리즈 멤버들이 2021년 11월 16일부로 전속 계약을 만료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정규 1집 ‘걸스 인베이전’으로 데뷔한 러블리즈는 ‘아츄’, ‘지금 우리’, ‘그날의 너’,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등을 발매하고 자신들만의 서정적이고 소녀스러운 콘셉트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9월 발매된 앨범 이후 해체에 이르기까지 무려 1년 2개월여의 공백기를 가지게 했다는 점에서 짙은 아쉬움을 준다. 재계약 시즌에 별다른 활동 없는 러블리즈를 기다렸던 팬들의 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아이돌 그룹에게 ‘7년 징크스’가 드문 일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연예인 표준 약관에 따른 전속계약용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연예인과 기획사의 전속계약 기간은 최대 7년이다. 이로 인해 ‘마의 7년’이라는 말도 생겼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 여자친구가 갑작스러운 해체를 맞은데 이어 러블리즈마저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되면서 걸그룹의 짧은 수명에 대한 고민 역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모양새다. 2015년 데뷔한 여자친구 역시 재계약에 실패하며 예린과 소원은 배우로 전향했고 유주는 솔로, 은하·신비·엄지는 3인조 그룹을 꾸려 새 출발을 알렸다.
가요계에서 활약한 인기 걸그룹들이 ‘마의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 수순을 밟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걸그룹이 보이그룹 보다 수명이 짧은 건 업계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다”라며 “회사 입장에선 앨범 판매량 등 수입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걸그룹에 비해 보이그룹의 수입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걸그룹이 재계약을 통해 오랫동안 활동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자친구는 일본에서 팬덤을 쌓긴 했지만 최근 블랙핑크, 있지, 에스파 등이 공격적으로 북미와 유럽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자친구, 러블리즈 등의 해외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그리 크지 못했다”며 “음판 판매, 공연 수익 등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팬덤의 규모를 키우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한 관계자는 “경력이 쌓일수록 ‘걸그룹’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기나 예능으로 기존의 그룹 내 색깔을 벗고 승승장구한 이들도 많다. 비록 그룹 활동은 막을 내렸지만, 각자의 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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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포츠서울DB, 울림엔터테인먼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