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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수들이 28일 수원 삼성전 무승부 후 아쉬워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역전 우승 도전의 분수령이었던 수원 삼성전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오름세의 이동경이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이동준의 절묘한 백헤딩은 골망을 흔들었으나 ‘깻잎 한 장’ 차이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K리그1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울산의 자력 우승은 더욱더 멀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간절하다. 마지막 90분에 모든 것을 쏟아내고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의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5일 대구FC와 K리그1 38라운드 최종전 홈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재개했다. 지난달 28일 수원 삼성 원정 경기에서 0-0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울산은 승점 71로 선두 전북 현대(승점 73)와 승점 격차가 2로 벌어졌다. 전북이 제주 유나이티드와 같은 날 최종전을 벌이는 가운데 울산은 대구를 반드시 이겨야만 실낱같은 역전 우승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울산이 대구를 꺾고 전북이 제주에 패하면 승점 1 차이로 뒤집기가 가능하다. 전북이 제주와 비겨도 승점 타이를 이룰 수 있으나 현재 다득점에서 울산이 7골이나 뒤져 있어 현실적으로 뒤집기는 어렵다.

홍 감독은 수원전 직후 선수들에게 이틀간 휴가를 줬다. 중대한 최종전이 남아 있으나 이럴 때일수록 ‘리프레시’를 강조했다. 수원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떠안은 선수들도 마음을 다잡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이번엔 반대로 역전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인데 내심 선수마다 주역을 꿈꾼다.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품는 건 ‘캡틴’ 이청용이다. 그는 11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지난 시즌 여전한 특급 클래스를 뽐내며 리그에서만 4골1도움(20경기)을 올렸다. 다만 유럽서부터 고질적으로 따라붙은 무릎 부상과 더불어 발목이 좋지 않아 막바지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팀의 K리그1 정상을 위해 무리하게 뛰었는데 오른 무릎 내측 인대가 일정 부분 손상되기도 했다.

올 시즌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주장 완장까지 달았다.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신적 지주다운 행보로 관심을 끌었다. 다만 지난 9월 대구FC 원정에서 상대 수비에 왼 발목을 다치는 등 또 부상 불운이 따랐다. 하지만 목발을 짚고 선수단과 동행하는 등 진심 어린 리더의 자세를 보였다. 이청용의 부상은 사실 말끔하게 회복된 게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최근 연달아 선발로 뛰며 팀의 역전 우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수원전에서도 특유의 방향 전환을 통한 개인 전술로 페널티킥을 끌어내기도 했다. 후배 이동경이 실축했으나 독려하며 기를 불어넣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11골)인 이동준도 최근 A대표팀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이 100% 낫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스로 복귀를 자처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홍 감독 체제에서 울산이 가장 달라진 건 ‘후반 뒷심’이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최종전에서 기적을 연출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