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전북 현대 일류첸코(왼쪽)와 구스타보.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스트라이커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전북이라는 팀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특히 스트라이커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시즌 김 감독은 구스타보와 일류첸코 로테이션을 통해 화력을 극대화했다. 일류첸코가 2148분, 구스타보가 1849분을 소화하며 나란히 15골씩을 책임졌다. 두 선수 합쳐 30골을 기록, 우승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전반기에는 일류첸코가, 후반기에는 구스타보가 주로 주전으로 나섰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리듬이 엇갈렸다. 한 명의 컨디션이 떨어지면 다른 한 명이 살아나면서 전북은 스트라이커 걱정을 하지 않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22골을 넣은 주민규가 2871분, 18골을 기록한 라스가 3126분을 뛴 것을 고려할 때 구스타보, 일류첸코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면 두 선수는 득점왕에 도전했을지도 모른다. 김 감독이 두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 이유다.

전북과 달리 울산은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부족했다. 팀 내 득점 1위 이동준은 11골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바코(9골)였고, 스트라이커 중에서는 오세훈이 7골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다. 후반기 합류해 나름대로 제 몫을 한 결과다.

오세훈 외에는 스트라이커들이 활약하지 못했다. 힌터제어는 전반기 20경기에서 6골1도움을 기록한 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으로 복귀했다. 기대 속에 강원FC에서 울산으로 이적한 김지현은 17경기에서 1골1도움에 그쳤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북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패한 후 “우리는 22세 이하 선수를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시키고 있다. 오세훈은 어리지만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반면 상대는 좋은 두 선수가 있다. 거기서 차이를 느꼈다”라며 스트라이커의 무게감 차이를 인정했다.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제외하면 전북과 울산은 전력 차이가 대동소이하다. 김 감독도 “홍명보 감독님도 팀을 잘 만드셨다. 울산과 전북은 스쿼드, 전술, 경기 운영, 선수들의 자세 등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이다. 골은 비싸다. 스트라이커들의 몸값이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에 비해 비싼 이유는 명확하다. 쉽게 살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전북은 과감한 지출을 통해 구스타보와 일류첸코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확보했고, 결국 K리그 5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스트라이커 부재의 아픔을 느낀 울산은 현재 무게감 있는 외국인 스트라이커 영입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스카우트, 에이전트를 파견해 유럽에서 스트라이커를 물색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선 이 작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