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판정 향하는 최태원 SK 회장<YONHAP NO-169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 전원회의가 열리는 공정위 심판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해 적극 해명했다.

최 회장은 15일 오전 9시 49분쯤 정장 차림에 손에 서류봉투를 들고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공정위 청사에 도착했다. 재벌 총수가 해명을 위해 직접 공정위를 찾은 것은 이례적이어서 시선을 끌었다. 전원회의는 대리인이 출석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최 회장은 직접 참석해 의혹에 대해 해명함으로써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고 손목 체온측정 후 방문증을 받아 4층 심판정으로 올라갔다. 이날 장동현 SK 부회장도 함께 출석했다.

공정위 전원회의에 참석한 최 회장은 LG실트론(현 SK실트론) 지분 29.4%를 개인으로 매입한 과정에서 위법성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접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7년 1월 SK는 LG실트론을 주당 1만8138원에 지분 51%를 인수했고, 3개월 후인 4월 잔여지분 중 19.6%를 주당 1만2871원에 추가 인수했다. 결국 지분을 100%가 아니라 70.6%만 확보했고,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인수했다. 이에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17년 11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사익 편취라면서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다.

조사에 돌입한 공정위는 SK가 실트론 지분 51%를 취득 후 잔여 지분을 30%가량 싸게 매입할 수 있었는데 19.6%만 인수하면서 나머지를 최 회장이 취득하도록 해 회사가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준 행위로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SK 측의 의견은 다르다. SK는 70.6%의 지분 확보로 주총 특별결의요건이 확보된 상태에서 추가 지분은 필요없었으며, 인수 당시 반도체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최 회장이 지분 인수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익 편취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 회장이 직접 전원회의에 출석한 것도 이같은 내용을 적극 소명해 사익 편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날 전원회의에는 9명 위원 중 4명이 빠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 5명이 참석해 심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의결 정족수 5명 요건을 채웠기 때문에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중징계일지 무혐의 처분일지 합의 결과는 일주일 뒤 발표된다.

한편 이날 전원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재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총수들이 지분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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