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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잘 나가는 팀은 이유가 있다.
V리그 여자부의 현대건설은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17 26-24 25-22) 승리했다. 첫 세트를 빼앗겼지만 2~4세트를 싹쓸이하며 승점 3을 손에 넣었다. 59점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2위 한국도로공사(45점)와의 차이를 14점으로 벌리며 독주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8연승에 역대 최단기간(21경기) 20승 적립에도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경기 전 변수에 직면했다.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몸을 풀다 목에 통증을 호소해 라인업에 빠졌다. 김연견은 이번 시즌 리시브 효율 3위, 디스 4위에 오르며 수준급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다. 현대건설 독주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전력누수가 발생했다. 한국도로공사가 12연승을 달리는 시점이라 김연견 부상은 현대건설에게 큰 악재인 것처럼 보였다.
기우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김연견 대신 선택한 김주하가 주전 리베로로서 제 몫을 했다. 김주하는 33.33%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고, 디스도 무려 29회 성공시키며 후방에서 팀을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승부처가 된 3세트에는 디그를 12회나 기록하며 듀스 접전 끝 승리에 결정적 구실을 했다. 김연견의 이번 시즌 디그 기록은 세트당 5.054회다. 김주하는 김연견 못지 않은 디그 실력을 발휘한 셈이다. 이날 한국도로공사 공격 성공률은 28.33%로 저조했는데 김주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황민경이 리시브 효율 45.83%를 기록하며 김주하의 짐을 덜었다. 정지윤의 리시브 효율은 19.23%로 높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버티면서 특기인 공격력으로 약점을 채웠다. 야스민이 36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양효진이 16득점, 이다현이 11득점으로 센터에서 많은 득점을 책임졌다.
경기 후 김주하는 눈물을 흘렸다. 김연견의 공백으로 인해 부담을 느껴서인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면서도 감정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엔 울었지만 기자회견에서는 “올해 첫 경기가 한국도로공사와 빅 매치라서 부담이 심했다. 연견이가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빈자리를 잘 메우려 했다. 부담이 큰 경기였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웃었다.
강 감독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다. 리시브 쪽에서 연견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했다”라며 김주하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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