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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데뷔 20년이 된 연기자 공유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장르물과 시리즈물에 대한 갈증을 겪던 중 ‘고요의 바다’를 만난 후 단번에 출연 결정을 했다는 공유는 “공상과학적 장르이지만 인문학적이라 좋았고 흥미로웠다. 황폐해진 근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간 달이란 곳에서 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는 설정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고요의 바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TV 시리즈 중 글로벌 7위로 출발해 3위까지 오르며 주목받았다. 호흡이 느리고 상대적으로 덜 자극적인 SF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다. 이에 대해 공유는 완성본을 보고 만족스러웠다면서도 “호불호가 갈릴 거라 예상했다. 꽤 훌륭한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것도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 때문이라 생각해 감사하다. 1등을 하기 위해 작품을 만드는 건 아닌데 수치가 작품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까봐 노파심이 든 건 사실이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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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는 이 작품에서 ‘발해 기지’에 파견된 대원들을 통솔하는 탐사대장 한윤재 역을 맡았다. 공유는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윤재의 굳건함, 책임감, 정의로움 등의 성격이 실제 제 성격하고도 닮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영화 ‘부산행’ ‘용의자’에서도 깊은 부성애를 보여준 공유는 이번에도 아버지의 얼굴을 보여준다. 그는 “평범한 한 아이의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극중 윤재가 유일하게 딱 한 번 웃는데 그게 딸 앞에서다. 그런 윤재의 얼굴에 고단함과 시니컬함이 묻어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함께 연기한 배두나, 김선영, 이무생, 이준 등에 대해선 “연령대가 비슷해서 배우가 많음에도 금방 가까워졌다. 몸 고생을 같이 하다보니 전우애가 생기고 ‘으쌰으쌰’ 하게 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우주생물학자 송지안을 연기한 배두나에 대해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한국에서 아이코닉한 배우라 생각해서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동갑내기여서 더 마음이 편했다. 극의 중심인물이고 큰 서사를 가진 인물이라 힘도 들었을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거나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제작자로 참여한 정우성에 대한 존경심도 덧붙였다. 공유는 “저 역시 관심이 많은 분야고 언젠가 직접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마음 맞는 분들과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먼저 그 길을 걸으신 정우성 선배님을 보며 반성을 했다”며 “나 정도의 열정으로 덤빌 일이 아니구나 싶더라. 너무 열정적이셔서 자극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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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커피프린스’부터 tvN ‘도깨비’까지 로맨스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공유는 이후로 영화 ‘밀정’, ‘82년생 김지영’, ‘서복’ 등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장르에 주력해왔다. 이에 공유의 로맨스를 보고싶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공유는 “팬들에게 이런 얘기 많이 들었다”고 웃으며 “작품을 선택할 때 역할의 크기보다는 메시지를 보는 거 같다. 제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보다. 그런 이야기를 품은 작품에 본능적으로 끌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부족함을 채우고 싶어서인 거 같다. 설정이고 캐릭터이긴 하지만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제게도 남는 것들이 많다. 제가 철학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여러 생각들을 느끼고 채우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