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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스포츠 최대 뉴스는 듀크 블루데블스의 마이크 슈셉스키(75) 감독이다.
지난 6일이 슈셉스키 감독의 듀크 홈 카메론 실내 스타디움의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발음이 어려워 ‘코치 K’로 통하는 슈셉스키(Krzyzewski)는 시즌 전 “올해가 마지막이다”며 은퇴를 선언했고, 코치 존 샤이어가 차기 감독으로 내정됐다. ‘코치 K’는 1980년부터 듀크 대학 감독을 역임했고, 42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ESPN은 이날 이벤트를 ‘코치 K 커튼 콜’이라고 이름붙였다. 듀크 대학은 이날 카메론 인도어 스타디움을 ‘코치 K 코트’로 명명했다.
마지막 홈경기 티킷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은퇴를 선언하고 마지막 홈경기로 예상해 일정도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UNC) 타힐스전으로 잡았다. 경기 전날 입장료 6051 달러. 최고가는 7만5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역대 대학농구 사상 최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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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입장료 최고 평균가는 NFL 슈퍼볼이다. 제55회 탬파베이 버캐니어스 VS 캔자스시티 칩스전이 평균 8367달러, 올해 56회 LA 램스 VS 신시내티 뱅갈스전 5792 달러였다. 듀크 VS 노스캐롤라이나전은 5307 달러(646만 원)로 역대 4위다. 슈셉스키의 마지막 홈경기 때문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학생들이 구입하는 입석 좌석은 며칠 전부터 텐트치고 기다려서 구입했다. 라이벌 UNC전은 늘 그렇다. 학생들이 밤샘 기다리는 텐트촌을 ‘슈셉스키빌(Krzyzewskiville)’이라고 부른다. Ville은 동네, 같은 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태라는 뜻도 있다.
UNC전이 슈셉스키 감독의 마지막 지휘는 아니다. 듀크는 3월의 광란 NCAA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적인 터라 앞으로 ‘코치 K’가 몇 경기를 더 지휘할 지는 알 수 없다. 듀크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ACC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코치 K’의 마지막 홈경기는 라이벌 UNC의 재뿌리기로 빛이 바랬다. 1개월 전 홈에서 87-67, 20점 차로 듀크에 대패한 UNC는 후반전 단 1개의 턴오버의 조직력 농구로 94-81로 승리했다. 후반에만 55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코치 K는 라이벌 UNC전 통산 50승47패로 마감했다.
코치 K는 대학뿐 아니라 미국 농구계의 거인이다. 서부 UCLA에 존 우든 감독이 있다면 동부 듀크에 슈셉스키가 있다. 두 거장은 ‘농구의 마운틴 러시모어’로 통한다. 마운틴 러시모어는 분야별 최고의 4인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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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농구 사상 1196승을 작성한 최다승 감독이다. 전설의 우든 감독은 통산 10차례 NCAA 토너먼트 우승을 엮어냈다. 코치 K는 그 뒤를 이은 5차례 우승에 빛난다. 켄터키의 아돌프 러프 감독은 역대 3위로 4회 우승이다.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올림픽 금메달도 3번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로.
NCAA 토너먼트에서는 최다 97승을 기록했다. 68강이 겨루는 NCAA 토너먼트는 진출 자체가 어렵다. 농구 NCAA 디비전I 학교만 351개교에 이른다. NCAA 토너먼트 43회, 파이널 4 16회 진출도 기록이다. ACC(Atlantic Coast Conference) 15회 우승도 역대 최다다.
‘코치 K’는 자신의 선수 10명을 대학농구 감독으로 배출한 탁월한 지도자다. 경기에 패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미팅하고 코트에 다시 나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한편 이날 카메론 실내 스타디움에는 ‘코트의 신사’ 그랜트 힐을 포함한 듀크 출신 선수 80명이 코트에 도열해 슈셉스키 감독의 마지막 홈경기를 축하했다. NBA 애덤 실버 커미셔너,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 한국계 코미디언 켄정 등도 눈에 띄었다. 켄정은 듀크 대학을 나와 노스캐롤라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1969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때 결혼한 부인 미키도 마지막 홈경기를 지켜봤다. 부부 사이에는 세 딸과 10명의 손자들이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