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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가운데) 감독이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본선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명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전(0-1 패)를 끝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정을 마무리했다. 9차전에서 이란(2-0 승)을 꺾으며 오른 기세를 최종전까지 이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이날은 벤투 감독이 자랑하는 ‘후방 빌드업’이 사실상 실종됐다. UAE의 거센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UAE는 전방에 최대 5명까지 배치해 벤투호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와 김영권부터 포백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의 실수가 계속해서 나왔다. 대표팀의 실수는 곧장 UAE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실점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후방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자 공격도 답답했다. 중앙 패스길이 막히자 단조로운 측면 공격 패턴으로 일관했다. 벤투 감독도 남태희와 조영욱을 투입하는 등 변화를 줬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UAE와) 경기는 정상이 아니었다. 다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월드컵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며 고민이 많음을 토로했다. 물론 벤투호는 완전체가 아니었다. 중원에서 탈압박과 패싱력이 뛰어난 황인범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백승호와 김진규가 함께 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일전이었음은 분명하다.

UAE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A조 3위에 올랐다. 그만큼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대표팀보다 한 수 아래로 분류된다. 본선에서 벤투호가 만날 상대들은 UAE와 비교할 수 없다. 세계적인 미드필더와 공격수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더 강한 수준의 압박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역습의 속도와 골 결정력 역시 아시아 무대와는 큰 차이가 있다. 벤투 감독은 약팀이든 강팀이든 자신의 철학인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운영한다.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 남짓이다. 이례적으로 선수단에 쓴소리한 벤투 감독이 그동안 어떤 해법을 도출해낼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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