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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SSG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2)가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비록 비공인으로 기록되지만, 역대 최다이닝 퍼펙트 기록을 경신했다.
폰트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 2022 KBO리그 정규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9회까지 104개를 던져 27명의 타자를 차례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9이닝 퍼펙트 투구는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다. 포스트시즌까지 확대해도 2004년 현대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비공인 10이닝 노히트 노런 기록을 작성한 삼성 배영수(현 두산코치)가 8.2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게 최다 이닝이다. 외국인 선수 중에는 LG 벤자민 주키치가 2011년 8월 5일 한화전에서 8.2이닝 퍼펙트 피칭을 한 기록이 있다. 아웃카운트 27개를 완벽히 제압한 투수는 폰트가 유일하다.
1회말 리드오프로 나선 박건우의 타구를 SSG 중견수 최지훈이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낸 게 대기록의 서막이었다. 최고 153㎞짜리 강속구를 앞세운 폰트는 투심은 단 한 개만 던지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는 파워피칭으로 NC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타선 침묵으로 9회까지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퍼펙트 투구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연장 10회초 4점을 뽑아 SSG는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폰트는 “투구 수가 많아 기록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마음은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었지만 몸이 따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첫 경기인데, 스프링캠프 때부터 100개 이상 던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부상 위험과 기록을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연장 10회 마운드에 오른 김택형이 2사 후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내 팀 퍼펙트 기록은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SSG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 팀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구단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팀 노히트 노런은 역대 2호 기록인데, LG가 2014년 10월6일 NC를 상대로 1-0 승리를 따내 역대 최초 기록을 작성했다. 참고로 개막전 노히트 노런은 1988년 롯데와 사직 개막전에서 OB(현 두산) 장호연이 달성한 게 유일한 기록이다.
SSG 김원형 감독은 “폰트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1회말 박건우의 타구를 (최)지훈이가 호수비한 게 중요했다고 본다. 수비 하나로 팀 집중력이 살아나 폰트 호투의 밑거름이 됐다. 눈부신 투구를 했다”며 기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