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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가 이방인의 삶을 다룬 이야기에 공감했다.
해외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는 애플TV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PACHINKO)’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편하지 않았던 ‘영원한 이방인’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삶과 한,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연대기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진하는 윤여정이 연기한 선자의 손자 솔로몬을 연기했다. 솔로몬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선자가 낳은 둘째 아들 모자수(박소희 분)의 아들이다. 4대에 걸친 한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에서 아메리카드림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지막 세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 명문 예일대를 졸업한 진하는 솔로몬과는 살아온 시대와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인이란 점과 이민자로서 겪은 공통된 경험이 있다. 진하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배우로서 ‘이방인’이라는 작품의 키워드에 깊이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면서 했던 경험이 많았다.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1911년생으로 일제강점기를 경험하셨다. 실제로 아버지를 포함해 일부 친척들은 일본어를 해야만 했다. 제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이 역사를 드라마를 통해 보여줄 수 있다는게 영광이고 특권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제 역사와 가족의 이야기를 연기해보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하게 될 줄 몰랐고 함께 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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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시아인으로 살아가면서 한 많은 경험은 진하가 솔로몬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됐다. 그는 “연기를 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솔로몬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겠구나 싶었다”며 “연기는 공감, 모든 것에 마음을 열어놓고 하는 일이다. 또 배우는 인류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 길을 알지 못했다면 저는 사회적 가면을 쓰고 어떻게든 성공하려는 야망 넘치는 사람이 되었을 거다”라며 배우로 살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한민족 혈통의 무게감을 늘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솔로몬은 희생의 결과물이다. 그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누리는 세대다. 저도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부모님의 많은 희생이 있었다. 아마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희생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무게감을 생각했다. 모든 면들을 작품이 상당히 아름답게 그렸다고 생각한다.”
진하는 ‘파친코’에서 윤여정과 조손 관계로 출연하며 호흡을 맞췄다. 윤여정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진하는 “우리의 생일이 똑같다”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윤여정을 자신의 ‘마스터’라고 표현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마스터(윤여정)와 함께 연기해 좋았다. 매촬영마다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이니치(재일교포) 사투리를 써야 했는데, 저는 미국 악센트가 섞인 한국어를 해서 테크니컬한 측면을 많이 신경 써야 했다. 윤여정 선생님의 연기를 최대한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운이 좋았다.”
기차역에서 만난 윤여정과의 첫 촬영신도 진하에겐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대기실에서 윤여정 선생님과 대화를 했다. 선생님께서 장면에 대해 제게 질문을 해주셨다. ‘지금 내가 윤여정 선생님과 같이 연기를 하다니. 진짜 이뤄지는구나’ 꿈같은 순간이었다. 지금 내가 여기서 뭘하는거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이를 들은 윤여정은 “처음 만났을 때 ‘쟤 잘한다’고 생각했다. 배우는 배우끼리 안다”고 칭찬했고, 진하는 그런 윤여정에게 살포시 안기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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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하는 ‘파친코’ 레드카펫 행사에서 왼쪽 가슴에 무궁화가 수놓인 고운 여성용 한복을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를 언급하자 “특별한 의미가 있진 않았다. 그냥 제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이벤트에서 남자들은 재미없게 슈트를 입고 여자들만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는다고 생각했다. 저의 아이덴티티와는 상관없이 그저 아름답게 보이고 싶었다. 이 기회가 딱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얘가 리얼 퍼포머”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한편 “윗세대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영광”이라는 진하는 자신의 발언과 상반되는 과거 부적절한 행동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하가 과거 자신의 SNS에 한국 중년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90여장 게재한 사실이 알려졌다.
2010년 7월 중순부터 2011년 9월 초까지 업로드된 게시물은 당사자들이 동의 없이 개재한 한국 노년층 여성들의 사진. 진하는 또 사진 속 여성들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진하는 “해당 계정 속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부적절한 것이었다, 저는 제 행동을 후회하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인터뷰 마지막에 “한국 관객들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이다”라며 “우리에 대한 이야기, 우리를 위한 이야기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진하가 과거 논란을 딛고 한국 시청자들에게 계속해서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애플TV 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