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시즌 17세이브 수확하는 LG 고우석
LG 고우석.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꼭 참가하고 싶다.”

KT 프랜차이즈 최초로 전반기에만 10승을 따낸 ‘영건’ 소형준(21)은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보다 달성 가능성이 높은 목표다. 시즌 16경기에서 10승(2패)을 따냈고, 평균자책점 2.55로 완성형 투수 반열에 올랐다. 시속 150㎞를 웃도는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는데다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상황에 맞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커맨드’가 좋다는 게 소형준의 가장 큰 강점이다.

LG 정우영
LG 투수 정우영이 잠실야구장에서 대형 사인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내년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시작하는 WBC는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는 한국계 미국인에게도 기회를 줄 방침이다. 메이저리그에는 조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인 이른바 ‘쿼터 코리안’이 활약하고 있다. ‘절대 에이스’ 류현진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재활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MLB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중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대부분의 엔트리는 국내 선수로 채워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이 맞대결은 볼거리가 풍성했다. 올해 밸런스가 무너져 등락을 반복한 두산 이영하를 필두로 LG 불펜 핵심인 정우영 고우석이 한자리에 모인 탓이다. 두산에는 잠수함 최원준, 오른손 영건 곽빈도 있다. 소위 ‘정통파 오른손 강속구 투수’가 희귀한 KBO리그 특성을 고려하면, 이들의 역투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포토] 이영하 \'모자 벗겨지도록 힘차게\'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WBC 같은 국제대회는 야구가 왜 투수 놀음인지 증명하는 무대다. 한국이 4강과 준우승 신화를 쓴 2006년과 2009년에는 빼어난 투수가 많았다. 초대 대회(2006년)에는 박찬호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봉중근 등 해외파뿐만 아니라 손민한 배영수 오승환 정재훈(이상 오른손), 정대현(사이드암) 구대성 전병두(이상 왼손) 등 다양한 유형의 투수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9년에는 정현욱 오승환 임창용 등 불펜 투수들이 대거 발탁돼 이른바 ‘벌떼 야구’로 준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신기에 가까운 계투작전으로 야구 최강국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LG 정우영 고우석뿐만 아니라 두산 이영하도 필승조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어서 활용폭이 넓다. 두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 결과와 시즌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야구 전체로 볼 때 대표팀을 짊어질 젊은 투수들이 더위와 체력저하,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어떻게 돌파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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