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허구연 총재, 선동열-김응용 전 감독과 진지한 이야기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 김응용 전 KBSA 회장, 허구연 KBO총재(왼쪽부터)가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KIA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하차했다.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 지휘봉을 포기했고 한국 야구 또한 두 대회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듬해 3월 최고 수준의 국제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다시 태극마크를 달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보’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얘기다.

선 감독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 경기를 관전했다. 대표팀과는 무관한 자리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KBO리그 40주년을 맞아 한국 야구에 이바지한 이들을 야구장으로 초대하고 있다. 이날 허 총재와 선 감독 외에도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이종도 전 고려대 감독, 김유동 전 일구회 부회장이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이 자리가 2023 WBC 선수단을 구성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야구계 관계자 다수가 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 감독을 예상한다. 선 감독이 4년 전 아쉬움을 WBC 무대에서 털어내 재기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본 도쿄돔에서 한일전이 열리는 점, 단기전은 투수 운용이 성패를 결정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 감독이 적임자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2018 아시안게임에서 선 감독과 함께 했던 김현수, 양현종, 오지환, 박해민이 출전했다. 이들은 2023 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있다. 2023 WBC는 김현수, 양현종, 김광현 등 한 시대를 대표해온 주역들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지도 모른다. 선 감독이 KBO로부터 감독 제안을 받았다면, 이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유심히 바라봤을 것이다. 이 경기에서 양현종은 6이닝 무실점, 오지환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박해민은 외야에서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아웃으로 만들었다.

[포토] 선동열 감독 \'무조건 승리\'
‘2018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8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켈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동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자카르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당초 도쿄 올림픽 사령탑도 선 감독이었다. 선 감독은 현역시절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했고 지금도 일본야구와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야구인들은 물론 일본 미디어도 선 감독의 현역 시절을 생생히 기억한다. 한일전을 치르는 데 있어 선 감독만큼 상대를 잘 아는 인물도 없다.

선 감독은 2018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야구와 연결고리를 이어갔다. 야구 스터디 클럽에 참가해 트래킹 데이터를 공부했고 이를 출간했다. 겨울마다 구단 캠프에 투수 인스트럭터로 참가해 신예 투수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현대 야구 트렌드와 KBO리그 흐름을 꿰뚫고 있다.

WBC 기술위원회 구성은 마쳤다. 다음 단계는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예비 엔트리 발표다. 코칭스태프와 예비 엔트리에 감독 의견이 빠질 수 없다. 즉 감독 선임이 우선순위다. 선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조만간 사령탑이 발표될 전망이다. 선 감독은 2006 WBC에서 투수 코치, 류 감독은 2013 WBC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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