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흠뻑쇼\' 관람객으로 북적이는 잠실경기장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휴대폰은 잠시 내려놓고, 다 같이 뛰어!”

가수 싸이와 함께한 ‘광란’의 여름밤이었다. 지난 15~17일 3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SUMMER SWAG) 2022’ 서울 공연이 열렸다.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관객들은 다같이 춤추고 노래하며 무더위를 던져버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숨죽여야 했던 지난날들을 시원한 물폭탄과 잠실이 떠나갈듯한 함성으로 그간의 답답함도 날려버렸다.

하루에 3만 3000명, 3일간 약 10만명의 관객이 싸이의 ‘흠뻑쇼’를 찾았다. 여름 대표 콘서트로 수백톤의 물을 맞으며 흠뻑 젖은 상태로 공연을 즐기는 ‘흠뻑쇼’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재개되면서 티케팅 몇 분 만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공연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잠실 주경기장은 드레스코드인 블루 컬러의 의상으로 맞춰 입은 관객들로 장관을 이뤘다.

3년만이었지만 ‘공연 장인’ 싸이는 명불허전이었다. 4시간 가량 열린 이번 공연에서 그는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여전한 쇼맨십을 보여줬다. “데뷔 22년차 댄스 가수 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여전히 유쾌한 춤 실력과 무대 매너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싸이

‘라이트 나우’(RIGHT NOW)로 포문을 연 싸이는 ‘연예인’, ‘어땠을까’, ‘흔들어주세요’, ‘강남 스타일’, ‘대디’(DADDY), ‘댓댓’(That That), ‘낙원’, ‘예술이야’ 등 히트곡을 쉴 새 없이 선보였다. 지난 ‘흠뻑쇼’에 이어 재개한 이번 공연에서도 절친한 동료였던 가수 고(故) 신해철을 추모했다. 신해철에 대한 헌정곡 ‘드림’(DREAM)을 부를 땐 물기둥으로 대형 스크린을 만들어 신해철의 형상을 만들어내 감동을 전했다.

이번 서울 공연의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했다. ‘댓댓’을 함께 부른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출격해 힘을 보탰고 이 외에도 다이나믹듀오, 헤이즈, 현아, 던, 선미, 쌈디, 그레이, 로꼬 등이 지원사격했다. 이틀 연속 출격한 쌈디는 “여러 공연을 해봤지만, 역시 ‘흠뻑쇼’ 관객이 최고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긴 앙코르 공연으로 유명한 싸이답게 본무대가 끝나고 앙코르 무대만 1시간 30여 분 추가로 이어졌다. 특히 싸이는 “휴대폰은 잠시 내려놓고, 카메라 렌즈보다 몇백 배 넓은 우리들의 눈에 가득 담으며 기록하기보다는 기억하자”며 공연을 함께 즐길 것을 강조했다. 이어진 앙코르 공연에서는 ‘붉은 노을’, ‘아파트’, ‘그대에게’, ‘말 달리자’, ‘티얼스’(Tears), ‘맨발의 청춘’ 등을 열창했고 오후 10시30분경이 되어서야 공연이 막을 내렸다.

싸이 \'흠뻑쇼\' 관람객으로 북적이는 잠실경기장

이날 ‘흠뻑쇼’는 논란을 고려해 방역수칙 준수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관객 전원에게 KF94 마스크 3장과 방수 마스크 1장을 제공하고, 공연 시작 전 “KF94 마스크 위에 방수 마스크를 써달라”는 안내 영상이 나왔다. 싸이 역시 방역수칙 준수에 각별히 애를 썼다. 관객들은 주최 측에서 제공한 방수 마스크를 쓰고 물벼락을 즐겼다. 입석은 물론 지정석까지 회당 300톤의 물이 쏟아지며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방수 마스크로 코와 입에는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공연 중간중간에도 안내요원들이 마스크를 내린 관객들에게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할 것을 권고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내가 동료 가수들에게 늘 자랑하는 게 하나 있다. ‘흠뻑쇼’는 10대부터 5∼60대 중장년층까지 함께한다는 것이다.” 싸이의 말처럼, 이렇게 전 연령층이 함께 물벼락을 맞으며 뛰어놀 수 있는 공연이 가능한 아티스트가 몇이나 될까. 싸이의 이유있는 자부심이 2022년 여름 또 한 번 증명됐다.

한편 싸이의 ‘흠뻑쇼’는 서울 공연에 이어 오는 8월 20일까지 수원, 강릉, 여수, 대구, 부산 등에서 이어진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