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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우리가 알던 한일전은 더 이상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3차전에서 0-3 대패를 당했다. 후반 4분 소마 유키의 골을 시작으로 18분 사사키 쇼, 27분 마키노 슈토에게 연속골을 얻어맞으며 완패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지난해 3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맞대결에서도 0-3으로 졌다. 불과 1년4개월 사이 열린 두 번의 한일전에서 세 골 차로 패했는데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단순히 경기 내용만 밀린 게 아니었다. 지난해 한일전과 비슷하게 이날도 벤투호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후반 30분이 넘어서야 첫 번째 유효슛이 나올 정도의 졸전이었다. 골키퍼와 수비진은 패스 미스를 남발했고, 공격진의 플레이에도 스피드, 섬세함, 파괴력이 떨어졌다. 기술은 물론이고 피지컬, 제공권 싸움에서도 한국은 크게 밀렸다.

이번 대회는 유럽파, 해외파가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 자체에 대해 큰 의미를 둘 이유는 없다. 어차피 벤투호에서는 해외파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월드컵에서의 베스트11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다. 동아시안컵은 단지 백업 자원 사이에서 옥석을 가리기 위한 무대였다.

그러나 한일전은 여러모로 상징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다. 이번 한일전에는 K리그와 J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참가했다. 단순하게 따지면 자국리그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생각보다 전력 차이가 컸다.

한국은 한일전에서 계속해서 패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역시나 같은 스코어 패배였다.

이대로면 한국은 유럽파가 모두 합류해 완전체로 싸워보기 전까지 일본보다 한 수 아래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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