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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나는 삼각공조의 균형이다. 멋있는 건 그들의 몫이다.”
겸허히 웃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에서 배우 유해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유해진은 5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공조2’에서 평범한 남한 형사 강진태로 다시금 분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진태는 변한 게 없다. 물불 안 가리고 수사하다 부상을 입고 사이버수사대로 발령받았지만 현장이 그리워 좀이 쑤신다.
집에서는 유튜브로 소일거리하는 처제 민영(임윤아 분)에게 비상금을 뜯기고, 아내 소연(장영남 분)에게 대출금 갚을 월급 벌어오라는 잔소리를 듣는,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 가장이다. 훌쩍 자란 딸 연아(박민하 분)의 성장만이 시간의 흐름을 가늠케 할 뿐이다.
“하하, 촬영 당시 딸로 출연한 박민하 양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민하 양은 영화 ‘감기’때도 딸로 출연했던 친구다. 같이 성장하는 걸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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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또 있다. 북에서 내려온 날선 형사 림철령 캐릭터와 그를 연기하는 현빈,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FBI 잭 역의 다니엘 헤니다. 실상 이런 삼각공조라는 편대가 짜이지 않았다면 유해진은 속편에 출연 안 했을 수도 있다.
“속편 촬영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속편이 1편보다 못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고생해서 촬영한 입장에서 속상하지 않나. 하지만 ‘공조2’는 ‘해적’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대본도 전편보다 발전했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서 만들어가는 얘기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5년만에 만난 빈이는 한층 여유로워졌다. 헤니는 바르고 매너 좋은 배우다.”
재회한 현빈의 여유로움은 관객 시사회 때 노래 부르는 모습에서도 발견됐다. 유해진은 “시사 뒤 분위기가 좋아서 그냥 시켜봤다 .안할 줄 알았는데 부르더라”고 웃으며 “내가 다른 무대에서 또 시킬까봐 ‘형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못박긴 했다. 그런 모습조차 세월이 녹아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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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현빈에게 노래를 시킬 수 있는 연륜은 오롯이 유해진만이 지닌 존재감 덕분이다. 뿐만 아니다. 그가 연기한 강진태 형사로 인해 영화는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라는 두 화보같은 배우 사이, 평범한 형사의 넉살과 몸부림같은 액션은 남성 관객들에게 웃음과 위안을 준다.
유해진은 “진태가 남자 관객들에게 그런 역할을 했다니, 연기한 내 입장에서도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 나도 평소 인간관계에서 진태처럼 균형을 잡고 다독이는 나이가 된 듯하다. 다른 점은 가정이 없다는 것 아닐까 싶다”고 웃었다.
유해진은 ‘코믹연기’의 달인이기도 하다. 영화 ‘타짜’부터 ‘전우치’, ‘해적:바다로 간 산적’ 등 그가 출연한 영화는 웃음 타율이 높다. 실상 유해진의 애드리브와 유머는 철저히 계산된 것이다. “애드리브와 유머는 웃음을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하지 않는 편이다. 다행히 이석훈 감독도 그런 내 성향을 알기에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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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강진태와 닮았다. 나영석 PD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시리즈나 ‘스페인 하숙’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는 여전히 산을 좋아하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즐겨 듣는다. 아쉽게도 요즘은 스케줄 때문에 산에 자주 못가 수영으로 대체했다.
유해진은 “9월 11일이 송골매의 데뷔 40주년 콘서트인데 그날 촬영이 있어 못 간다.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