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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감독의 막내아들(왼쪽)과 예비 며느리. 사진제공 | 헐크 파운데이션

[스포츠서울] 며칠 전 미국에서 들어온 막내아들과 예비 며느리 그리고 아내와 함께 삼성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 방문했다. 지난 7월30일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해 레전드 40인 중 ‘원년을 빛낸 스타’로 선정돼 가족들과 함께 대구에 내려갔는데 그때도 미국에 있던 막내아들만 참석하지 못했다.

돌아오는 10월15일에 결혼할 막내아들과 예비 며느리가 미국에 들어가기 전에 꼭 한번 아빠가 젊은 시절에 활동했던 삼성의 경기 장면을 보고 싶다며 몇 번이나 이야기했다. 이번에 시간을 내 지난 18일 라팍을 찾았다. 특히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예비 며느리는 내가 어떤 운동선수였고, 어떻게 활동했는지 잘 알지 못하니 이번 기회에 함께 야구장에 가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결혼 준비로 매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틈을 내 함께 가게 된 야구장에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갔다. 팬들이 어떻게 나를 알아보고 한두명 오더니 삽시간에 많은 팬들이 몰렸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런 광경을 처음 보았던 예비 며느리가 신이 났던지 동영상을 몰래 찍었단다. 이번에도 또 느꼈다.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수많은 팬들의 열렬한 환영이 감사할 뿐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팬들이 나를 기억해 주고, 좋아해 주시는 것을 보며 야구인으로서 자부심도 느끼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야구인으로서 바른 길을 가는 것으로 그 환호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다.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됐다.

이날 홈 경기는 KIA와 시즌 15차전으로 삼성이 9-6으로 이겼다. 비록 짧은 관람이었지만 무엇보다 막내아들과 예비 며느리에게 잠시나마 야구경기를 보여 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