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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볼티모어의 경기. 내셔널스파크를 포함해 메이저리그 구장에는 전부 타구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전광판이 마련돼 있다. 워싱턴DC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또다시 역대급 최종레이스다. 1위부터 5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다섯 자리가 모두 물음표다. 22일 기준 1위 SSG와 2위 LG는 3.5경기 차이, 3위 키움과 4위 KT는 1경기 차이다. 그리고 5위 한 자리를 두고 KIA, NC, 롯데, 삼성이 경쟁한다. 5위 KIA와 6위 NC는 1.5경기 차이인데 5위 KIA와 7위 롯데는 2경기 차이, 8위 삼성도 3.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1년 전에도 그랬다. 시즌 최종일에 포스트시즌 티켓 5개가 확정됐다. 심지어 1위 자리를 두고 초유의 타이브레이커 경기까지 열렸다. 야구팬들의 눈은 바쁘게 돌아간다. 평소처럼 응원팀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물론 틈틈이 순위 경쟁팀의 상황도 확인한다. 야구장에서는 꾸준히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집에서는 채널을 이리저리 옮긴다. 선수단 만큼이나 팬들도 바쁜 페넌트레이스 막바지다.

더할나위없이 흥미롭게 순위경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야구장 인프라가 아쉽다. 최신식 구장이 부쩍 늘었고 개보수를 통해 대형 전광판도 흔해졌으나 타구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지는 않는다.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오래전부터 구장마다 타구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전용 스코어보드를 설치했다.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야구와 타구장 스코어보드를 두루 응시하며 환호 혹은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는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친구가 되는 인정사정 없는 레이스를 실시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공간적 여유도 있다. 외야 가운데 전광판 옆에, 혹은 외야 펜스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스코어보드를 설치할 수 있다. 하루 최대 15경기가 열리는 MLB와 달리 KBO리그는 5경기만 열리다. MLB처럼 스코어보드가 차지하는 공간이 크지 않아도 된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 내셔널스 파크는 외야 펜스를 스코어보드로 활용한다. 현재 SSG도 랜더스필드에 똑같은 형식의 LED 광고판을 설치한 상태다.

스코어보드와 전광판을 함께 활용해 팬들의 니즈에 맞는 맞춘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랜더스필드 경기 중 빅보드에서 LG 경기를 상영하거나, 잠실구장 LG 홈경기 중 전광판에 SSG 경기를 상영하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굳이 시선을 스마트폰에 둘 필요가 없다. 지금도 이따금 전광판에 타구장 소식이 나오지만 손바닥 위 스마트폰에서는 실시간으로 타구장 경기가 진행된다.

야구장에 스코어보드가 설치되면 선수들 또한 라커룸을 오가며 타구장 상황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야구장에서 자연스럽게 선수들과 팬들이 감정을 공유하며 환희 혹은 아쉬움을 나눌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