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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단장님 선견지명 덕분이라고 해주세요.”
에이스 김광현(34)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우리가 우승하게 돼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시즌 마지막 선발등판까지 우승 경쟁을 하고 싶지 않다는 부담감도 살짝 엿보였다. 김광현은 “우승확정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개인기록에 도전하는 게 팀이나 개인에게 좋은 일 아니겠는가. 기록 도전에 실패하면 나 혼자 속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최연소(34세2개월13일) 최소경기(326경기) 150승 사냥에 나선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지난 2월 전격 복귀를 선언한 김광현은 ‘어메이징 랜더스’ 완성의 열쇠였다. 4년 151억원에 도장을 찍은 그는 올해 연봉으로만 81억원을 받았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는 “개인 승리보다 내가 등판할 때마다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못해도 승률 8할은 해야 복귀한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김광현이 등판하면 랜더스가 이긴다’는 공식이 성립되면, 팬들도 많이 오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 전까지 김광현의 승률은 0.867(13승 2패). 승패를 기록하지 않은 등판까지 포함해도 27차례 출전해 23번 팀 승리(승률 0.852)를 따냈으니 약속을 지켜냈다. 그는 “팀 구성원 모두가 정말 고생했다”며 “단장님의 선견지명이 빛난 한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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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SG는 아낌없는 투자로 전력강화에 열을 올렸다. 파이어볼러 윌머 폰트, 클럽하우스 리더 추신수와 재계약했고, 캡틴 한유섬을 필두로 박종훈 문승원 등 투타 프랜차이즈 스타들과 다년계약을 맺었다. 이반 노바를 퇴출하고 대만특급인 숀 모리만도를 영입한 것도 주효했다.
무엇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승5패7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로 마당쇠 역할을 한 베테랑 노경은(38)과 LG에서 방출된 고효준(39)으로 왼쪽 불펜을 채운 것은 류선규 단장의 ‘신의 한 수’였다. 김광현은 “노경은 고효준이 없었더라면 시즌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단장님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시즌”이라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