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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제공 | KBL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필리핀 돌풍에 발맞춰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한다. 해외에서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22~2023시즌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만큼, 영상 콘텐츠에 영어 자막을 넣을 계획이다.

KBL 관계자는 지난 12일 “앞으로 KBL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제작하는 영상에 영어 자막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일단 수요부터 확인했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지난 컵대회 채팅창에 유독 많은 이들이 영어로 댓글을 달았다. 울산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원주 DB 이선 알바노 등 필리핀 선수들이 뛴 경기가 특히 그랬다.

우연히 벌어진 일이 아니다. 필리핀 농구팬들이 KBL 경기를 시청하고 필리핀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댓글창에 한글과 영어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한국 스포츠 팬들이 영국에서 뛰는 손흥민, 미국에서 뛰는 류현진을 응원하는 것처럼 필리핀 스포츠팬들도 실시간으로 한국에서 뛰는 필리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제도 변화가 시장 확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KBL은 이번 시즌부터 필리핀 선수를 아시아쿼터에 포함시켰다. 필리핀 선수 6명이 한국땅을 밟았는데 이들 대부분이 필리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필리핀에서 농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인 만큼 필리핀 팬들에게 이들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아바리엔토스의 컵대회 활약은 한국 농구팬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아바리엔토스가 컵대회에서 보여준 패스 쇼츠 영상은 조회수 20만을 돌파했다.

KBL 입장에서는 기회다. 이전부터 수많은 미국 선수들이 뛰고 있지만 상업성에서 미국 선수들보다는 필리핀 선수들이 뛰어나다. 현실적으로 미국 농구팬이 NBA가 아닌 KBL을 볼 이유가 없다. 선수 기량 차이가 크며 시차도 맞지 않는다. 반면 필리핀은 시차 부담이 적고 선수들을 향한 관심도 높다. 한국에 거주하는 필리핀 사람들이나 필리핀 교환 학생이 이번 시즌 농구장을 찾는 모습도 기대된다.

프로 스포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KBL은 온라인 콘텐츠 핵심이 유튜브임을 인지했고 영어를 쓰는 필리핀 사람들을 위해 영어 자막을 넣기로 했다. 영어 자막을 통해 필리핀 선수들 또한 동료 혹은 상대 선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컵대회에서 필리핀 선수들은 빠르고 강한 농구를 펼쳤다. KBL을 향한 관심 역시 보다 넓게 뻗어 나갈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