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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배우 안소영이 과거 미국에서 영화촬영 중에 영양실조로 쓰러져 영안실에 방치됐던 끔찍한 일화를 공개했다.
10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자매들은 경북 포항시 인근 내연산을 찾았다.
안문숙은 “우리 엄마가 하루에도 몇번씩 빵빵 터질 정도로 재미난 분이었거든. 2년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니까 너무 외로워서. 진짜 언니들 안 만났으면 아무 남자나 만나 결혼할 뻔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문숙은 “죽음은 어차피 받아놓은 밥상이지 않나. 한번 가상 장례식을 해보자”라고 제안했고 박원숙이 “누가 먼저 죽을 거냐?”고 하자 안소영이 자원했다.
그는 “난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울지 않고, 오지도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고, 박원숙은 “그럼 그냥 죽으면 되지. 연습이 뭐가 필요해”라고 말했다.
내연산 억새밭을 찾은 자매들은 달력포즈를 취해보기로 했다. 전문가 안소영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안소영은 “난 주로 8월 수영복만 담당했어”라며 비키니퀸 시절을 회상해 웃음을 안겼다.
환갑 안문숙이 “아이고” 소리를 내며 점프 포즈를 취한데 이어 안소영은 등산복 잠바를 벗고 나름 8월 포즈를, 혜은이는 억새를 꺾어들고 수확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했다.
젊어서 외박이란걸 못해봤다는 안문숙은 섭외해놓은 산장으로 언니들을 인도하며 설레어했다. 낡은 한옥이지만 구들방이 설설 끓어 자매들의 환호를 불렀고, 안문숙은 유일하게 자신있는 메뉴인 수제비를 만들었다.
모양은 좀 엉성하지만 구수한 수제비를 대접한 안문숙은 이어 항아리에 구운 두툼한 삼겹살로 언니들의 입맛을 저격했다.
앞서 자신의 장례식에 대해 얘기했던 안소영은 죽음에 대한 남다른 태도를 갖게된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영화 ‘탄야’ 찍으러 미국에 갔었는데 미국은 바퀴벌레도 크더라. 바퀴벌레 때문에 1달간 밥을 거의 못 먹었다. 그래서 영양실조로 쓰러졌었다”라고 말했다.
몸에 구멍이란 구멍에서 노란 물이 나오는 안소영을 보고 놀란 현지 친구들이 그를 급하게 병원에 데려갔다고.
안소영은 “친구들이 영화 스태프들에게 연락을 하러 갔는데, 근데 거기가 백인만 받는 병원이었나보더라.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다 보니 보호자가 없던 나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버렸다”라고 말했다.
의식이 없는 안소영이 사라지자 친구들과 영화 스태프가 밤새 LA 병원을 뒤지고 다녔고, 다음날 옮긴 병원을 찾아갔지만 병실에서는 안소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혹시나해서 친구들이 영안실을 갔더니 내가 시체 안치실 들어가기 전에 하얀 천을 덮은 채로 있었다더라. 난 기억이 없어서 그런 상황도 몰랐는데 나중에 친구가 ‘내가 너를 어떻게 살렸는데’ 이래서 알았다”라고 말했다.
안문숙은 “언니를 찾아준 친구가 은인이네”라며 놀랐고 안소영은 “그렇지. 그런데 고마운 그 친구는 벌써 죽었어. 난 평탄하게 산 적이 없었어”라고 말했다.
힘든 시절에 대한 고백에 박원숙은 “나도 힘든 일 겪을 때는 차가 나를 받았으면 했었다. 지금은 차가 오면 무섭지만”이라고 말했다. 혜은이도 “나도 언제든 죽으려고 수면제를 이만큼 들고 다닌 적이 있었어”라고 말했다.
혜은이는 “공연을 너무 다니면서 밥도 잘 못 먹고 그래서 병원을 한달에 한번씩 갈 정도였다. 그때 간호사가 영양실조로 이렇게 자주 오는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아픈 속얘기를 털어놓은 언니들을 보며 짠해하던 안문숙은 “언니들이 정말 가족같다. 그래서 내가 만약에 결혼을 하게 되면 언니들이 보호자로서 가족석에 앉아주시면 좋겠다”라며 울먹였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