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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아시안게임은 전국대회 확장판일 뿐, 패럴림픽이 진짜죠.”
휠체어 배드민턴의 ‘미래’ 유수영(21)이 밝힌 포부다. ‘당차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모습. 통통 튀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만큼 실력도 갖췄다. 자신 만의 무기를 갖추겠다는 각오다.
유수영은 1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3년 훈련개시식에서 휠체어 펜싱 권효경(22)과 함께 선수 대표로 나서 선서를 했다. 힘차게 새해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사실 자신이 선서를 하는 것도 몰랐단다. “개시식에 참석하는 것은 알았는데 선서를 하는 것은 오늘 들었다”며 “‘선서를 하는구나’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갔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왔다. 리허설 딱 3번 하고 끝냈다”며 웃어보였다.
선천성 하지기형 장애를 안고 태어났으나 또래 친구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배드민턴도 그 과정에서 배웠다. 처음에는 서서 했다. 이후 휠체어 배드민턴을 알게 됐다. 재미가 없었는데 하면서 매력을 느꼈다.
유수영은 “중학생 당시 친구들이 배드민턴을 치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나도 한발로 서서 배드민턴을 쳤다. 학교 안에서 장애학생이 배드민턴을 친다는 소문이 돌았다. 특수반 선생님께서 전라북도 장애인체육회에 연락을 해주셨고, 이렇게 선수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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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목도 해봤다. “어릴 때는 첼로를 했다. 첼리스트를 하고 싶었는데 사정상 못 했다. 미술도 5년 정도 했다. 운동도 펜싱, 수영 등 여러 종목을 해봤다. 배드민턴 만큼의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휠체어 배드민턴이 재미가 없었다. 앉아서 하는 것이 싫었다. 실력이 오르니까 휠체어가 더 빠르더라. 재미가 붙었다. 남들이 못 받는 것을 받을 때 희열이 있다. 거기서 매력을 많이 느낀다”고 짚었다.
재능은 확실했다. 지난 2017년 두바이 청소년아시안게임에 참가했는데, 휠체어를 딱 일주일 타고 나선 대회다. 유수영은 “1회전에서 떨어졌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때 기억이 동기부여가 됐다. 본격적으로 휠체어 배드민턴을 시작했고, 국가대표로 올라섰다.
2023년은 중요한 해다.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있고, 2024 파리 패럴림픽 티켓이 걸린 대회도 줄줄이 열린다. 목표는 금메달이다. 단, 항저우가 아니라 파리를 보고 있다.
유수영은 “선수가 금메달 아니면 따로 설정할 목표가 있을까 싶다”며 “대신 아시안게임을 큰 대회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국대회 확장판 정도라 본다. 아시아에서만 모인다. 2024년 파리를 바라보고 있다. 2024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고 당차게 말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