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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위권이라 했지만, 예상을 깨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그런데 ‘처지’가 불안하다. 어르신들이 책임을 져줘야 할 때다. 고양 캐롯 이야기다.
시즌 전 김승기 감독은 목표치를 20승으로 잡았다. 전체 시즌이 54경기이니, 20승 34패, 승률 0.370이다. 그만큼 팀 전력이 좋지 않다고 봤다. 외부에서도 캐롯을 하위권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FA로 전성현(32)을 데려오기는 했으나 팀의 기둥 역할을 하던 이승현(31)의 이탈은 치명타나 다름 없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다르다. 목표치인 20승을 넘어 22승을 이미 만들었다. 시즌 22승 20패, 승률 0.524로 리그 5위다. 4위 현대모비스에 2.5경기 뒤져 있다. 넘보지 못할 격차는 아니다. 반대로 6위 KT와 차이는 4.5경기. 꽤 넉넉하다.
전성현이 3점슛 신기록(76경기 연속 성공)을 쓰는 등 MVP 페이스를 보이고 있고, 이정현이 김승기 감독의 혹독한 조련을 받으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년차인 올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14.0점)을 만드는 등 활약이 좋다. 김강선, 김진유 등 베테랑들도 힘을 내고,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도 좋은 모습이다.
지금 추세를 유지해 5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단기전의 특성상 더 위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특히 김승기 감독은 두 번의 챔프전 우승 경험이 있는 명장이다. ‘단기전의 승부사’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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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코트 밖에 있다. 모기업의 재정난으로 팀이 흔들리고 있다. 급여조차 제 때 주지 못하는 상황. 모기업 회장은 구단 운영에 아예 손을 뗐다. 갑작스럽게 ‘각자도생’의 시간이 왔다.
박노하 경영총괄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이 백방으로 뛰어 다니며 자금을 모았고, 늦기는 해도 급여는 지급이 됐다. 향후 또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입금’이다. 오는 3월31일까지 1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가입금 총액은 15억원이다. 지난해 10월 먼저 5억원을 냈다. 이때도 잡음이 있었다. 정해진 기한에 납부하지 못한 것. KBL이 “미납시 리그 출전 불허”라고 공표하자 급하게 돈을 냈다. 그리고 남은 돈이 10억원이다.
KBL은 최근 임시총회를 통해 “3월31일까지 특별회비(가입금) 잔여분 10억원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출전을 불허하기로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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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캐롯이 3월31일까지 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캐롯보다 하위에 있는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캐롯이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친다면 5위 팀이 5위 시드를, 7위 팀이 6위 시드를 받는다.
캐롯은 시즌 내내 열심히 뛰어 자격을 얻고도 마지막 무대에 초청받지 못하게 된다. 선수단 입장에서는 날벼락이나 다름 없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더욱 답답한 상황.
구단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현재 캐롯은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연말부터 인수 대상 기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할 기업이 3월부터 바로 운영에 참가할 수도 있다는 캐롯의 설명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결 나은 여건에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단,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구단은 선수들이 문제 없이 뛸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5위를 달리며 봄 농구를 바라보는 상황. 물거품이 되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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