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멤버들과 늘 ‘앞으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제가 됐든 최정상에서 우리 무대를 보여드리겠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늘 최고의 자리에 서고 싶다는 결심과 팬들의 자부심이 되겠다는 다짐이 에이티즈(ATEEZ)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었다.
에이티즈(홍중, 성화, 윤호, 여상, 산, 민기, 우영, 종호)가 2022년 두 번의 월드투어로 전 세계 곳곳을 누볐다.
지난해 1월 서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 상반기 월드투어 ‘더 펠로우십 : 비기닝 오브 디 엔드’를 통해 북미와 유럽, 일본 등 18만명의 팬들과 만났고 곧바로 하반기 월드투어 ‘더 펠로우십 : 브레이크 더 월’에 돌입해 서울 잠실을 시작으로 캐나다까지 나아갔다.
올해 2월엔 유럽 7개국을 돌았다. 이로써 에이티즈는 전 세계의 43만 팬들을 만나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약 1년 2개월간 전세계 에이티니(공식 팬덤명)를 만나고 ‘금의환향’한 에이티즈를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먼저 성화는 “큰 공연장에서 많은 에이티니와 쌓은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동기부여를 많이 해서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민기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두 번의 월드투어를 하면서 저희가 드린 에너지도 있겠지만, 팬들에게 받은 열정도 크다. 그런 시간을 겪으며 성장의 발판 마련한 거 같다”고, 여상은 “에이티니의 사랑이 많아지는 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더 좋은 무대로 보답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어 중 기억에 남는 국가로 벨기에와 덴마크를 꼽은 우영은 “처음 다녀왔다. 에이티니 분들이 ‘3년을 기다렸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셨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와야겠다 다짐했다”고 했다.
한국어 떼창에 전율을 느꼈다는 산은 “음악에는 국경이 없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다. 감사해서 저희도 무대를 불 싸질렀다”고 덧붙였다.
2018년 10월 24일 첫 번째 미니 앨범 ‘트레저 에피소드 1 : 올 투 제로’로 가요계에 데뷔한 에이티즈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데뷔 4개월 만에 월드투어로 북미 5개 도시와 유럽 10개 도시 전석을 매진시켜 놀라움을 샀고, 단일 투어 관객 10만명을 끌어모으며 ‘데뷔 이후 최단기간 내 최다 투어 모객 기록’이라는 지표도 남겼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해외에서 급부상하는 존재감을 떨치던 에이티즈는 2020년 2월 서울 올림픽홀 공연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투어가 잠정연기 되며 약 2년간 해외 팬들을 만날 수 없게 됐다.
2022년 새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힘들었던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멤버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연습한 게 물거품이 된 느낌이었다”라며 허탈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코로나 빗장이 풀리면서 연달아 두 개의 월드투어를 마치고 1년 만에 마주한 이들은 그간의 갈증을 해소한 듯 보였다.
홍중은 “무대 위에서 느끼는 팬 분들의 피드백이 제겐 큰 자산이었다. 펜데믹 기간에도 여러 소통 창구들이 있었지만, 한동안 팬들과 마주하지 못하면서 불안함이 있었던 거 같다. 아쉬움도 컸다. 저희 무대는 직접 봐야 더 좋은 무대인데, 그걸 어필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발이 묶였던 시간동안 내실을 다졌다. 2021년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킹덤: 레전더리 워’에서 3위에 오르며 국내 인지도를 쌓았고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월드투어 가운데 앨범 준비도 놓치지 않은 에이티즈는 이러한 기세를 타고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도 진입했다. 지난해 발매한 8집 미니앨범 ‘더 월드 에피소드 1 : 무브먼트’로 데뷔 첫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에이티즈는 해당 앨범으로 미국 ‘빌보드200’ 3위에 진입하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또 타이틀곡 ‘게릴라’로 3주간의 공식 활동 동안 음악방송 6관왕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도 남겼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민기는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됐고, 책임감이 생겼다”며 “당시에 월드투어 중이어서 그 기대에 부응할만한 무대를 보여드리려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에이티즈가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중은 “데뷔 때부터 강렬한 퍼포먼스를 지향하다 보니 눈길을 사로잡은 거 같다. 데뷔부터 이례적으로 자극적인 제스처나 표현들이 해외 팬분들의 눈길을 끌었고 이후 저희도 언어 공부와 보컬, 댄스, 랩 역량을 키우고 팬들의 부름에 맞춰서 월드투어를 통해 만나러 나가는 그 타이밍들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자평했다.
에이티즈는 강렬한 콘셉트와 함께 몸이 부서질 듯한 고난도의 퍼포먼스, 그 가운데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으로 정평이 났다. 홍중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저희 퍼포먼스가 워낙 강렬해서 당연히 뼈가 부러질 듯이 춰야 한다. 컴백 전에 라이브 연습 시간도 따로 있다. 그렇게 안 하면 안 되는 줄 알고 시작했는데 그게 저희의 자부심이 됐다”고 했다.
에이티즈 8명의 멤버들의 완벽한 호흡도 한몫했다. 이들은 서로를 팀원이 아닌 형제라고 강조했다. 산은 “땅이 갈라진 뒤 더 단단하게 굳는 것처럼, 서로 다툼도 있었지만 더 단단해져 지금 결속력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영은 “365일 중 340일을 붙어있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다”며 웃었다.
인터뷰 동안 에이티즈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책임감’이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만큼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이에 에이티즈는 꾸준한 기부와 캠페인 등으로 선한 영향력으로 보답하고자 노력해왔다.
아동학대 근절에 뜻을 모은 ‘폴리시드 맨’ 캠페인에 앞장서며 공식 홍보대사로 선정된 바 있는 이들은 이날도 한 손가락에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아이들이 신체 및 정신적 폭력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한 손가락에만 매니큐어를 바르는 것으로 표현하는 캠페인이다.
연습생 때부터 해당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홍중은 “거창한 책임감으로 시작했다기보다는 다른 아티스트 선배들을 보고 나도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면 좋은 일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며 “이제는 캠페인을 할 때 책임감이 동반되는게 사실이다. 5명 중 한 명의 아동이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받고 있단 걸 알리고 싶었다.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기획사들 사이에서 KQ엔터테인먼트 1호 보이그룹으로 출발한 에이티즈는 중소 기획사 출신 그룹으로서 매 무대를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 4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K팝 대표 그룹으로 부상한 에이티즈는 이제 후배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선배가 됐다.
같은 소속사의 신인 보이그룹 싸이커스도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홍중은 “후배 그룹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저희가 그만큼 잘 성장했다는 반증인 것 같아 뿌듯하면서 책임감도 든다”며 “연습생과 데뷔 초반에는 많은 선배들이 있는 동료 그룹들이 부러웠다. 저희도 좋은 선배가 될 수 있게 잘해야겠다.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에이티즈는 다시 닻을 올린다. 오는 4월 28~29일 양일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와 더불어 새 앨범 발매 준비도 병행 중이다.
홍중은 “미리 준비해놓고 있다. 언제쯤 공개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운을 떼며, “작년보다 더 많은 노래와 많은 무대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그럴 수 있게 준비를 차곡차곡 잘하고 있다. ‘할라지아’ ‘게릴라’와는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 될 거 같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 높이, 더 뜨겁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에이티즈의 새로운 항해에는 어떤 설렘과 열정,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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