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절치부심. ‘괴물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는 어느 때보다 이를 갈고 있다. AC밀란을 상대로 설욕에 대한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1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에서 킥오프하는 AC밀란과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 경기 출격을 기다린다.
지난 3일 김민재는 이탈리아 진출 이후 가장 가혹한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 나폴리의 세리에A 선두 수성, 최소 실점에 이바지하던 그는 AC밀란과 세리에A 28라운드 홈경기에 출전해 팀의 4실점 대패(0-4 패)를 막지 못했다.
당시 나폴리의 공수가 전체적으로 무기력했지만 김민재는 평소보다 잦은 실수를 범하고 집중력도 떨어져 보였다. 0-3으로 뒤진 후반 22분 알렉시 살레마키어스에게 네 번째 실점할 때도 상대 개인 전술에 무너졌다. 유럽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팀 내 가장 낮은 평점인 5.6을 매긴 바 있다.
A매치 기간 육체적, 정신적 피로 여파가 느껴졌다. 3월 A매치 기간 장거리 비행으로 귀국한 뒤 콜롬비아, 우루과이와 2연전을 모두 뛴 그는 국가대표 은퇴 시사 발언 논란까지 휩싸이며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손흥민(토트넘)과 불화설까지 나돌아 정신적 고통이 컸다.
하지만 괴물은 역시 괴물이었다. 자신의 실언을 사과하고 손흥민과 오해도 말끔하게 해결했다.
보란듯이 지난 8일 레체와 세리에A 29라운드 원정 경기(나폴리 2-1 승)에서 맹활약, ‘철기둥’의 복귀를 알렸다. 강력한 대인 방어는 물론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송곳 같은 크로스로 지오바니 디 로렌조의 헤더 선제골을 도왔다. 시즌 2호 도움. 마치 전문 윙어의 크로스를 보는듯했는데 김민재의 축구 재능을 다시 한번 엿볼만한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세리에A ‘이주의 팀’에 중앙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다. 내친김에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AC밀란을 상대로 설욕전을 그린다.
나폴리는 세리에A에서 잔여 9경기 중 4승 이상을 거두면 자력으로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를 품는다. 현재 오름세를 챔피언스리그로도 이어가 구단 새 역사 창조를 바라고 있다. 그 주력 요원 중 한 명이 김민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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