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베드타운으로 인식돼있는 양천구에 문화의 꽃씨를 심는 사람이 있다.

㈜로운 아뜨리움 이광현(61) 회장이다. 이 회장은 올해 초 로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지역 주민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 또 로운 아뜨리움 내 갤러리를 열고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공연해 일년 내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공연장과 갤러리 운영뿐 아니라 올해 초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연주회를 여는 것까지 다양하게 후원하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베드타운으로 인식돼있는 양천구에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양천구에 깃들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평소 자신이 가진 달란트를 대중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그 꿈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다.

“부모님께서 늘 기도하시는 분들이고 가족 중에 목회자들이 많다. 부모님이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항상 마음의 빚이 있었는데 우연히 로운 아뜨리움 공간에 입주하게 되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평소의 나눔에 대한 생각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로움 아뜨리움이 입성한 장소인 예총 회관은 각종 인허가 문제들이 얽혀 준공이 나지 않고 있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 회장은 30억원이라는 비용을 들여 2018년 공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려는 찰나,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 2023년에야 비로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문화에는 문외한이었다는 이 회장은 수많은 시행착오끝에 문화예술 사업이라는 것이 어떤 사업인지 알게 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선명하게 그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주력하는 키워드는 크게 2가지다.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향유 거점, 어린이·청소년 지원 등이다. 스포츠고 음악이고 미술이고 어렸을 때부터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어린이·청소년에게 더 많은 것들을 제공해 자신의 소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취지다.

이 회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뮤지컬과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이나 지방의 예술대학교 학생들에게 공연 무대를 제공해 성장의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케스트라 창단이 밑알이 돼 주변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커지고 있다.

“제가 후원을 시작한 사실을 안 지역 유지분들이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속속 밝히고 있다. 양천구 하면 교육으로 유명한데 또다른 자랑거리로 문화예술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저의 목표다. 동참하시겠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듯 하다.”

목동을 재즈의 도시로 만들려는 기획도 추진 중이다. 몇년전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국제 재즈 페스티벌을 열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실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었다. 미뤄뒀던 아이디어를 올해 다시 추진하려고 한다.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재즈 음악이 흐르고, 안양천에서 주민들이 자연속에서 음악을 즐기는 상상.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는 이 회장은 “양천구가 서울 시내에서 대표적인 문화예술 도시가 돼 타 지역분들이 즐기러 오시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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