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춘천=강예진기자] 스피드 배구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은?

한국배구연맹(KOVO)은 1일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 그랜드볼룸에서 2023 KOVO 통합 워크샵을 개최했다.

워크샵에서는 해외우수지도자 초청 포럼이 진행됐는데, 해외 지도자로는 국제배구연맹(FIV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던 안드레아 가르디니(이탈리아) 감독과 로렌조 베르나르디(이탈리아)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V리그 남녀부 감독 대표로는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과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패널로 나섰다.

3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한 시즌 동안 선수의 컨디션 관리 및 부상, 멘탈 관리법 ▲늦어지고 있는 세대교체에 대한 해결 방법 ▲스피드 배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방안과 디테일한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귀를 사로잡은 주제는 ‘스피드 배구’ 관련이었다.

현재 한국배구는 국제무대서 제대로 기펴지 못하고 있다. 높이와 파워 등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이 상황서 ‘스피드 배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과 임도헌 남자배구대표팀 감독 역시 “스피드 배구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만큼, 포럼에 참석한 배구인들은 해외 명장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2014년부터 폴란드 1부 남자 팀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아 감독은 스피드 배구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배구는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느린 것보다는 빠른 게 낫지만 속도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물론 빠른 배구를 하기 위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하지만, 선수들의 특성에 맞춰 어떻게 하면 큰 효율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가 동일하지 않다는 선에서 시작해야 한다. 빠른 움직임만 강조하면 선수들은 지치기 마련이다. 경기 도중에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스피드 배구가 좋지만 그대로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의 기본적인 플레이를 바꾸는 것도 어렵다. 기량에 맞춘 전술이 중요한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로렌조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마이크를 쥔 김상우 감독은 ‘스피드 배구’보다 ‘템포 배구’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나는 스피드 배구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피드 배구를 하지 않으면 못하는 팀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팀마다의 전술이 있고 세터마다의 능력도 다르다. 차라리 실속 있게 플레이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상대 블로킹을 보고 공격수가 제대로 공격하게끔 해주는 게 더 실속 있다. 너무 스피드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김종민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선수들이 그에 맞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와야 한다. 한국 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피드 배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플레이를 반복해서 익혀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