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8강 진출의 영웅. 바로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배준호는 2일(한국시간) 오전6시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배준호는 전반 11분 환상적인 패스로 이영준의 선제골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왼쪽 앞에서 반대편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이영준을 본 후 정확한 공간 패스를 내줬다. 이영준은 이 공을 받아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영준의 마무리와 함께 배준호의 창조적인 패스가 합작한 골이었다.

8분 후 배준호는 스스로 해결사로 나섰다. 왼쪽 측면에서 이어진 패스를 아크서클 정면 근처에서 받은 후 정확한 터치로 돌아섰다. 이어 절묘한 페인팅으로 수비를 따돌렸고, 골키퍼의 타이밍까지 빼앗았다. 개인 능력으로 기회를 만든 배준호는 물 흐르듯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오른발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이 이른 시간에 주도권을 잡는 소중한 골이었다.

한국은 전반 36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분 최석현의 헤더골로 3-1로 달아났다. 이후 한 골을 더 내줬지만 리드를 잘 지키며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배준호는 탄탄한 기본기에 지능적인 플레이를 구사하고, 패스 능력에 득점력까지 보유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이 연령대에서는 이미 최고의 실력자로 정평이 난 선수가 바로 배준호였다. 당연히 김은중호 출범 초기부터 ‘황태자’로 주목받았다. 김은중 감독은 꾸준히 배준호를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해 왔다. 4년 전 U-20 대표팀에 이강인이 있었다면, 김은중호에는 배준호가 있었다.

배준호는 K리그 팬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진 선수다. 대전하나시티즌 소속으로 지난해 2부리그에서 프로 맛을 본 배준호는 올해 1부리그에서 경쟁력을 발휘했다. 울산 현대 같은 팀을 상대로도 맹활약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배준호는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근육 부상을 당했다. 첫 경기에 결장했고, 2차전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3차전에서는 교체로 나서 몸을 풀었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중요한 토너먼트 라운드 첫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언젠가 수면 위로 올라와 빛날 선수였는데 바로 에콰도르전이 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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