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김은중호가 나이지리아를넘어 4강에 진출했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4년 전 폴란드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4강 진출이다.

16강전서 에콰도르를 잡고 8강에 오른 한국은 최전방에 이영준을 배치했고 좌우에 김용학과 강성진을 세웠다. 이승원과 강상윤, 이찬욱이 허리를 지켰고, 배서준과 김지수, 최석현, 박창우가 포백을 구성했다. 주전 골키퍼로는 김준홍이 출전했다. 에콰도르전 승리의 히어로인 배준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초반엔 탐색전이 이어졌다. 한국은 조심스럽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수비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상대에게 밀리긴 했지만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위험한 기회를 좀처럼 허용하지는 않았다.

수비하는 시간이 전체적으로 길었지만 나이지리아의 장점인 속도감 있는 공격을 잘 막아냈다. 촘촘하게 블록을 쌓고, 적절한 협력 수비를 통해 나이지리아의 패턴 플레이를 차단했다. 전반 29분 빅터 에후와 엘레투의 중거리슛 외에는 위협적인 장면이 거의 없었다. 나이지리아도 한국의 역습을 의식한 듯 수비 숫자는 유지하며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수비는 전체적으로 잘 이뤄졌지만 전반전에는 공격 쪽에서 섬세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영준이 공을 소유할 때 주변 동료들과의 패턴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슛도 후반 막판에 1회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은중 감독은 강성진을 빼고 배준호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공격의 실질적 에이스인 배준호 카드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겠다는 구상이었다.

배준호가 들어가면서 한국도 볼의 순환이 전반전에 비해 잘 이뤄지며 위협적인 공격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이영준이 아크 서클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났다.

흐름을 탄 가운데 한국은 후반 16분 미드필드 라인에 변화를 줬다. 박현빈이 들어가고 이찬욱이 나오는 공격에 무게를 둔 교체였다. 이어 후반 22분에는 김용학을 빼고 이지한을 투입해 측면 공격도 강화했다.

후반 중반까지 두 팀은 치열하게 대치했다. 한국과 나이지리아 모두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결정적인 장면이 자주 나오지 않았다.

후반 막판까지도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치열한 허리 싸움을 한 끝에 승부를 내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한국은 연장전반 5분 왼쪽에서 이승원이 올린 코너킥을 최석현이 달려들며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원은 대회 4호 도움을 기록했고, 최석현은 16강 에콰도르전에 이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후 한국은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켰다. 집중력을 유지해 나이지리아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반면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진 듯 발이 느려졌다.

결국 한국은 잔여 시간을 잘 보내며 4강 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4강에 오른 한국의 다음 상대는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다. 경기는 9일 오전6시 라 플라타에서 열린다.

weo@sportsseoul.com